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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리모컨 하나로 ‘쏘옥’ 주차, 참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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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주차 시스템…‘완전 자율주차 시대’ 성큼

경향신문

볼보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은 차량 전·후면에 설치된 4개의 초음파 센서가 자동으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한다. 볼보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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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에 사는 주부 한모씨(48)는 최근 주차를 할 때마다 ‘세상 참 좋아졌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16년 전 결혼해서 첫 차를 장만했을 때만 해도 주차하다가 자잘한 사고를 낸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해 말 두 번째 차로 국산 중형세단을 산 이후에는 주차 걱정이 사라졌다. 후방카메라가 후방지역을 내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보여주고, 장애물을 감지하면 경보음을 울려주는 센서 때문에 접촉 사고를 낼 일이 없어졌다.

이 정도만 해도 편해졌는데 주차 기술은 벌써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고 있다.

후방카메라는 차량 주변의 360도 전체를 비춰줘 사각지대를 완전히 없앤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진화했다. 여기에 자동으로 평행 및 직각 주차까지 해주는 주차조향 보조시스템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버튼 하나로 손쉽게 주차 및 출차를 도와주는 자율주차 시스템도 실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처음 운전을 할 때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주차이다. 전방뿐만 아니라 측면과 후면의 장애물까지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에 운전이 미숙할수록 주차는 더욱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럴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게 바로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AVM, Around View Monitoring) 시스템은 차량 앞뒤와 좌우 아웃 사이드미러 하단에 각 1개씩 총 4개의 카메라를 장착해 차량 밖 사방의 화면을 차 안의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첨단 주차 편의사양이다.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하게 되면 눈높이가 낮아져 시야가 제한되는데 제한된 운전자의 시야를 대신 확보해줌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주차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통상 시속 20㎞ 이내에서 작동하며 탑 뷰(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각)로 총 8개의 영상을 구현한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이 적용되면 운전석에서 보이지 않는 전후측방 사각지대의 장애물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주정차할 때와 함께 좁은 골목길을 서행 운전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현대차는 그랜저와 싼타페 이상 차급에, 기아차는 K7과 쏘렌토 이상 차급에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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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리모트 컨트롤 파킹. 좁은 주차 공간이나 차고에서 운전자가 차 밖으로 나온 뒤 BMW 디스플레이 키를 이용해 차를 넣거나 뺄 수 있는 기술이다. BM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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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주차 보조 기능

최근 출시된 메르세데스-벤츠 뉴 E클래스에는 ‘파킹 파일럿’이라는 주차 보조 기능이 탑재돼 있다.

주차 공간을 찾는 것부터 T자 전후진 주차, 평행주차까지 차가 알아서 다 해준다. 전후진 변속을 차량이 자동적으로 하기 때문에 자동 주차 기능에 근접했다. 뉴 E클래스에는 12개의 초음파 주차 센서와 4개의 카메라가 달려 있어 주차를 도와준다. 차 길이에 앞뒤 간격을 합해 1m만 확보되면 주차가 가능하다.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더 올 뉴 XC90에 적용된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도 거의 비슷한 자동주차 기술이다. 차량의 전면과 후면에 설치된 4개의 초음파 센서가 주차 가능 공간을 감지해 평행 및 직각 주차 가능 여부를 수시로 알려준다.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에 손을 대지 않고도 페달과 브레이크 컨트롤만 하면 간편하게 주차를 마칠 수 있다. 인스크립션 트림에는 협소한 공간에서의 주차를 도와주는 360도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차량 곳곳에 설치된 4대의 카메라가 시속 10㎞ 미만의 속도에서 전송해주는 이미지를 하나로 조합하여 센터 콘솔의 대형 화면에 송출해준다.

포드의 주차 보조 기능은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로 불린다. 익스플로러, 포커스 디젤, 쿠가 등에 탑재된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는 초음파 센서를 이용해 평행주차, 직각주차를 지원한다. 밀집된 공간에서 손쉬운 출차를 돕는 풀-아웃 어시스트 기능도 있다. 운전자는 그저 시키는 대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번갈아 밟아주기만 하면 된다. 내리막길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그랜저와 제네시스, 싼타페, 더 뉴 아반떼에 탑재돼 있는 어드밴스드 주차조향 보조시스템(ASPAS)도 이들과 비슷한 주차 보조기능이다. 초음파 센서를 이용해 주차·출차 가능 공간을 탐색한 후 자동으로 스티어링 휠을 제어하여 주차를 보조하는 시스템으로, 평행주차와 평행출차, 직각주차까지 가능하도록 발전했다.

BMW는 일반적인 주차 보조기능에서 한 발 더 나갔다. BMW는 최근 뉴 740Li xDrive 시승행사에서 ‘리모트 컨트롤 파킹’ 기능을 국내 최초로 시연했다. 운전자가 빠져나오기 힘들 정도로 매우 좁은 주차 공간이나 차고에서 운전자가 차 밖으로 나온 뒤 BMW 디스플레이 키를 이용하여 차를 넣거나 뺄 수 있는 기술이다. 리모트 컨트롤 파킹 기능을 활성화하려면 선택한 주차 공간과 차량 간의 각도가 10도를 넘지 않아야 하며, 차가 주차 공간에 들어가고 나오며 이동할 수 있는 최대 거리는 차체 길이의 1.5배다.

■현대·기아 “기술 개발 박차”

BMW가 지난 CES 2015에서 선보였던 원격 발레 파킹 어시스턴트도 흥미롭다. 이 시스템은 레이저 스캐너를 통해 얻은 정보를 다층식 주차장과 같은 건물 정보와 합산해 안전한 무인 주차를 돕는 기술이다. 운전자가 스마트 워치를 이용해 시스템을 활성화하면 해당 시스템이 독립적으로 작동해 단계별로 차량의 움직임을 제어한다. 심지어 삐딱하게 주차된 차량과 같은 의외의 장애물까지 모두 안정적으로 피해 주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시스템에는 레이저 센서 외에도 정확한 주차 위치를 결정하고, 주변 환경을 완벽하게 스캔하며,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완전 자동식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위한 정보처리장치 및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현대차에도 비슷한 자율주차 기술이 있다. 지난 25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쏘울 EV 완전자율주차’가 그것이다. 영상에는 쏘울 EV에 탑승한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린 뒤 명령을 내리면 차량이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알아서 주차 및 출차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궁극의 기술로 손꼽히는 자율 주차 및 출차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해 향후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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