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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강동희 전 감독 "승부조작 다시는 발생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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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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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제명 뒤 첫 공식석상…kt 위즈 선수단 상대 강연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저의 경험을 듣고 다시는 승부조작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강동희(50) 전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프로농구에서 영구제명된 뒤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였다.

프로농구 원년 최고의 스타플레이어였던 그는 은퇴 후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프로농구 원주 동부 사령탑을 맡는 동안 팀을 정규리그 1위 1회, 플레이오프 준우승 2회 등 강팀 반열에 올려 놓으며 지도자로서도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승부조작이 승승장구하던 강 전 감독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지난 2011년 불법 스포츠토토 브로커들로부터 4700만원을 받고 총 4경기의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후 혐의가 확정되며 2013년 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 추징금 4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프로농구연맹(KBL)도 강 전 감독을 농구판에서 완전히 내쫓았다.

한국 농구사의 큰 족적을 남긴 농구인이 승부조작의 덫에 빠져 한 순간에 몰락했다.

강 전 감독 사건 이후에도 국내 프로스포츠에서는 승부조작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프로스포츠인 프로야구에서 승부조작 사태가 터지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오랜 칩거 생활을 하던 강 전 감독은 자신의 잘못된 선택과 경험이 후배 운동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어렵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강 전 감독은 28일 낮 12시30분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에서 프로야구 kt 위즈 선수단을 대상으로 부정방지 특별강연을 했다.

프로스포츠에서 더 이상의 승부조작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강 전 감독은 무겁고 긴장된 표정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상당히 긴장되는 자리"라며 운을 뗀 그는 "귀에 안 들어올 수도 있겠지만 집중해서 저의 경험을 듣고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 전 감독은 "2011년에 시작해서 아직까지 저를 괴롭히고 제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는 일"이라며 "2013년 저의 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어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랐는데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강 전 감독의 강연은 약 1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kt 위즈 선수단은 강의를 들은 뒤 잠실로 이동해 LG 트윈스와 경기를 치른다.

강 전 감독은 프로스포츠 부정방지교육 특별강사로 활동하며, 종목을 가리지 않고 프로선수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는 올해부터 프로스포츠 5개 종목(야구, 농구, 축구, 배구, 골프) 7개 단체 소속(K리그, KBO, KBL, WKBL, KOVO, KPGA, KLPGA) 구단과 회원 등 구성원들을 찾아 부정방지교육을 하고 있다.

상반기에 총 78차례 교육을 통해 프로스포츠 구성원 2936명에게 승부조작, 부정행위, 불법베팅 등 각종 비리행위의 위험성과 국내외 사례를 전했다. 하반기에도 각 종목 구성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 중이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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