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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TONG] 식용곤충,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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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현진·강유민·김재나

중앙일보

미래식량으로 각광받는 식용곤충의 대중화 연구를 위해 고소애 요리를 하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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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곤충, 미래식량으로서 ‘넘사벽’ 도달

서기 2XXX년, 계속된 환경오염과 전쟁으로 인하여 지구는 황폐화되고, 메말라갔다. 이러한 상황 속 인류는 식량위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인류의 존속을 위한 미래 식량은 과연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큰 고민 없이 '곤충'이라는 답을 내놓고는 합니다. 겉보기에는 조금 징그러울지 몰라도 영양가가 높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거든요. 풍부한 아미노산과 높은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함량에 소고기에 비해 5분의 1정도로 훨씬 적은 양의 사료를 필요로 하면서도 미네랄과 비타민, 섬유질의 함량이 훨씬 높은 넘사벽 식품입니다.

2013년 유엔농식량기구는 식용곤충을 유일한 미래식량으로 선정했으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년 60억 원 규모였던 식용 곤충 사업은 2020년에 1000억 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식용곤충의 가치와 잠재성이 전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곤충 식량, 과연 '미래'에만 해당할까

최근 한 크리에이터가 식용 곤충을 먹는 영상이 유튜브 조회수 45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이 영상 속 크리에이터는 식용 곤충을 자신의 팀원들과 나누어 먹으며 ‘도전’, ‘실험’, ‘비위가 약하다’ 등의 말을 사용했죠. 이에 달린 댓글 또한 ‘먹고 살기 힘들다’, ‘저거 먹는 것 맞아요?’ 등이었습니다. 식용 곤충에 대한 혐오감이 보였습니다. 물론 ‘옛날에는 메뚜기 많이 먹었는데…’라는 등의 몇몇 댓글들도 있었지만, 그들 또한 배고프던 시절의 추억일 뿐 식용 곤충을 지금 현재 ‘딱히 먹을 필요 없는 음식’으로서 인식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가 몸에 좋대’라는 말 한마디에 그 누구보다도 신속하게 움직였던 그 이전의 반응들과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고교생에게 식용곤충에 대해 물어보니

그렇다면 '미래 세대'인 10대의 곤충식량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요. 우리는 7명의 고등학생에게 곤충 식품에 대해 몇 가지 물었습니다. 식용곤충을 직접 먹어본 학생은 7명 중 1명에 불과했지만, 7명 모두 식용곤충이 유망한 식품이라며 긍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식용 곤충을 활용한 음식에 관한 지식은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다음은 취재팀의 질문에 대한 학생들의 응답입니다.

"곤충이 유용하긴 한데, 아무래도 죽기 전까지는 특별히 먹을 일이 없을 것 같아요."

"생긴 것도 그렇고, 좀 혐오스럽다고 해야 하나? 벌레 그 자체가 박힌 건 절대 못 먹을 것 같고, 누에환처럼 약으로 나온 것은 그나마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베어 그릴스(영국의 생존전문가 겸 방송인)가 먹는 것을 본 적은 있어요."

"그 중국에서, 엄청 큰 바퀴벌레 파는 거…(먹을 수 있냐는 질문에) 아니요."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습니다.

"판다면 사먹을 의향 있어요. 그런데 안 팔아서…."

또한 곤충을 활용한 쿠키, 아이스크림, 쉐이크 등 다양한 식품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응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어요. 과학 엑스포 같은 데 가야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쿠키는 알고 있어요. 다른 건 모르겠어요."

식용곤충, 그래서 직접 한 번 먹어보았습니다

험난한 정글, 며칠을 굶은 끝에 찾아낸 귀한 곤충 한 마리. 입에 넣자 툭 터지는 액체…. 많은 이들이 식용 곤충을 떠올리며 그리는 이미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는 편견입니다. 식용곤충의 억울한 오해를 풀기 위해, 취재팀은 지난 7월 14일, 양재 AT 하나로마트에서 열린 ‘식용곤충 상품 특별 기획전’에 찾아가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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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에는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많은 음식이 있었습니다. 또한, 곤충 그 자체를 이용하기 보다는 곤충 속 단백질을 추출하여 만든 음식이 대다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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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곤충 음식이라기엔 너무나 평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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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도 전혀 거리낄 것 없이 그냥 '평범 비주얼' 그 자체였습니다. 누가 말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식용 곤충 식품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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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곤충 중 가장 잘 알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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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를 운영하는 분에게 식용 곤충에 관한 것을 묻자 "일단 먹어보고 말하라"며 건네받은 고소애 3마리. 저희 주위를 지나가던 아저씨 한 분의 "뭐야, 먹으려고? 먹어봐봐!"라는 기대어린 목소리에 우리는 살짝 당황했지만 생애 첫 곤충식량을 시식하게 되었습니다.

'바사삭! 우물우물…'

아무 맛도 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고소애는 맛과 식감까지도 너무나도 익숙한 새우과자와 닮아 있었습니다. 속은 텅 비어있었기에 물컹거리거나, 톡 터지는 듯한 식감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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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곤충으로 만든 순대도 있었습니다. 이미 여러 유명한 TV프로그램에도 몇 번 나왔다고 합니다. 맛은? 순대 그 자체였습니다.

이 외에도 먹어본 식용 곤충 식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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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쉐이크.

취재를 나갔던 세 명의 기자 중 끝까지 곤충음식을 먹기 꺼려하던 최후의 1인 마저도 너무나도 익숙한 비주얼에 별 부담없이 마셨습니다. 꿀꺽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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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아이스크림.

식용곤충에서 추출한 단백질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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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 고소애 쿠키.

스마일 초코쿠키입니다. 스마일의 입을 고소애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입 부분 외에도, 군데군데 고소애가 박혀 있었죠. 우리는 이 쿠키를 학교에 가져가 친구들에게 곤충 식량인지 알리지 않고 나누어 먹었습니다.

다들 먹느라 바빠서 고소애 따위는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얘들아, 미안. 몸에 좋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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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미래의 희망

식용곤충 식품은 우리의 예상을 깨고 무척 평범했습니다. 누군가 말하지 않는다면, 아니 누군가 말한다 하더라도 별 상관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하지만 평범한 식품들을 뛰어넘는 식용곤충만의 장점 또한 많이 있었습니다. 뛰어난 단백질원이자 친환경적인 식용곤충의 대중화는 어느덧 성큼 다가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식용곤충에 대한 혐오감과 마케팅의 부족은 식용 곤충이 앞으로 풀어나가야할 과제입니다. 하지만 이미 현실로 다가온 식용 곤충의 '현재'는 머지않은 미래에 자연스럽게 식용 곤충을 먹고 있을 모습을 예상케 합니다. (이 기사를 보는 여러분은 이미 식용곤충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글=심현진(한양대부고 2), 사진=강유민·김재나(한양대부고 1)·심현진 TONG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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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joong.joins.com/archives/5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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