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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게임 나쁘다는 엄마 아빠…"함께 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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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업계, 게임 통한 소통·이해 위해 변화 모색

연합뉴스

게임 관련 이미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공부해야 할 시간에 너 지금 뭐하는 거니?" "계속 게임을 하면 컴퓨터랑 스마트폰 전부 뺏을 거야", "게임이 문제야, 문제"….

초·중·고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이렇게 목소리를 높여가며 아이를 혼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이가 '게임'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탓이다.

게임은 무조건 나쁘기만 한 걸까. 업계 안팎에서는 부모와 자녀, 이용자와 비 이용자가 서로 소통하면서 게임을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7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6 게임 이용자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취학 자녀가 있는 부모(620명)의 절반 이상인 54%는 게임이 자녀의 학업에 방해된다고 생각했다.

부정적 인식은 부모 연령이 높을수록 더 컸다. 30대 부모의 경우 47.4%만 게임이 학업에 방해를 준다 생각했지만 40대는 54.7%, 50대는 56.6% 등 부정적 답변이 많았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와 함께 게임을 하면서 어울린 경험은 많지 않았다. 취학 자녀를 둔 부모의 32.9%는 자녀와 게임을 전혀, 29.3%는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을 직접 해보면 어떤 부분이 아이의 흥미를 끄는지, 무엇이 문제가 될 수 있는지 등을 명확히 알고 이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게임 근처에도 다가서지 않는 셈이다.

중학교 교사인 조모(29·여)씨는 "부모가 생각하기에 유익하지 않은 게임이더라도 자녀와 소통을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보면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로 관심사는 달라도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게임을 주제로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됐다는 실제 사례도 많다.

대학생 아들과 게임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는 주부 김모(47·여)씨는 "친구들과 축구 등 스포츠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건전하게 경쟁하는 것 같다"며 말했다.

두 아이의 아빠인 김모(57)씨는 "가족이 모여 게임의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연령대에 맞는 게임을 함께 선택하고 게임을 하는 시간을 서로 정하는 것도 도움된다"고 강조했다.

게임업계는 건전한 게임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소통'에 가장 적극적이다. 넷마블은 2011년부터 학부모와 청소년이 게임을 통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왔다.

올해부터 새롭게 시작한 '넷마블 게임 아카데미'에서는 학부모와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이 게임의 원리와 놀이문화의 역할 등을 배우는 가족 공감 소통 교육도 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롤)로 잘 알려진 라이엇 게임즈 역시 게임 정보와 자녀의 게임 이용 현황 등을 알 수 있도록 한 학부모 전용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 페이지는 롤 게임의 정보는 물론 셧다운 제도, 게임 시간 선택제 등의 관련 제도도 설명한다. 궁금한 사항은 1:1 문의를 통해 언제든 자유롭게 물어볼 수 있다.

정부 또한 변화에 나서고 있다. 게임을 '중독', '과몰입' 등의 부정적 틀로 볼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즐기는 여가 활동이나 물화로서 인식해야 한다는 움직임이다.

앞서 지난 7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소통과 공감의 게임 문화 진흥 계획'을 발표하고 건전한 게임 문화를 조성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게임 생태계를 조성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도권, 호남권, 영남권 등 3개 권역에서 열리는 '건전 게임 문화 가족 캠프'에서는 가상현실(VR) 등 여러 게임 콘텐츠를 체험하고 올바른 게임 이용 방안도 배울 수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자녀와 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인데 아직 국내에서는 '중독', '부작용' 등의 대상으로 안 좋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린 시절 게임 경험이 있는 연령대가 부모 세대에 접어들면서 인식이 점차 바뀔 것"이라며 "부모 역시 자녀가 하는 게임에 관심 두는 등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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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게임 이용자 실태 조사 보고서' 부분 [한국콘텐츠진흥원 보고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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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엇 게임즈의 학부모 전용 페이지 [라이엇 게임즈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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