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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끊이지 않은 김성근의 혹사 논란, 결국 2년 연속 화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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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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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근 한화 감독. /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투수의 팔은 소모품이다. 쓰면 쓸수록 닳는다. 현장 지도자뿐만 아니라 이제 모든 팬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프로야구의 한 원로 감독은 우연히 리틀야구를 TV 중계로 보며 "투수 한 명이 10개 중 8개를 변화구로 던진다"며 어릴 때부터 팔에 무리가 가는 피칭을 하는 것에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밖에서 볼 때와 안에서 볼 때 가치관의 차이가 바뀌는 모양이다. 자신이 맡은 팀의 투수 운용은 마구잡이식이다. 원칙과 관리는 없다. "프로는 한계를 이겨내야 한다"고 철썩 같이 믿는다. 그래서 팀을 맡을 때마다 늘 '혹사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김성근(74)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한화에 비상이 걸렸다. 5강 싸움을 향해 막판 스퍼트를 낼 때인데 불펜의 핵심인 권혁(33)이 팔꿈치 통증으로 24일 1군에서 빠졌다. 부상 정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결국 '올 것이 왔구나'라는 공통된 시각이다.

권혁은 지난해 4년 32억원에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하고 삼성에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에서 줄어든 입지 탓에 새 둥지에서 공을 마음껏 던지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의 바람대로 계약 첫해 원 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문제는 던져도 너무 많이 던졌다는 것이다. 그 해 78경기에 나가 112이닝을 소화하며 2,098개를 던졌다. 한 시즌 최다 경기 출전, 순수 불펜 투수로 유일한 100이닝 돌파다. 어쨌든 아무 탈 없이 한 시즌을 마쳤다. 그렇게 '혹사'라고 불릴 수 있는 표현은 '투혼'으로 포장됐다.

김 감독은 올해도 어김없이 권혁을 '애니콜' 했다. 이길 때나 질 때나 상황을 가리지 않고 올렸다. 권혁은 올 시즌 66경기에서 95⅓이닝 동안 1,654개를 뿌렸다. 2년 연속 최다 출전, 불펜 투수 100이닝, 투구 수 2,000개가 가능한 페이스였지만 결국 이적 후 처음으로 1군에서 빠지게 됐다. 가벼운 통증이라면 참고 던졌겠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히고 말았다.

시즌 막판 필승조의 이탈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중위권 싸움이 한창일 때 박정진(40)이 팔꿈치 부상으로 빠졌다. 당시 39세의 나이에도 박정진은 76경기에서 96이닝을 버텼다. 체력 안배가 필요했지만 쓰는 투수만 계속 쓰는 김 감독의 마운드 운용은 박정진을 벼랑 끝으로 몰아 넣었고, 잔여 17경기를 남겨 놓고 시즌 아웃 됐다. 당시 주위 관계자에 따르면 선수 본인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자체 시즌 아웃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지금처럼 마운드가 돌아가면 '제2의 권혁, 송창식'이 나올 것이라는 사실은 불 보듯 뻔하다. 벌써 빨간 불이 켜진 투수도 여럿 보인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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