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위기의 한국배구, 부실행정에 '대표팀은 왕따'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 여자배구가 올림픽 2회 연속 8강에 진출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지만, 대한배구협회는 부실한 지원으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로 또 논란이 일었습니다.

대한배구협회는 다음달 14일부터 베트남에서 열리는 여자 AVC(아시아배구연맹)컵 대회 사령탑으로 박기주 수원전산여고 감독을 내정했습니다.

프로 선수가 나서는 국제대회 사령탑에 현역 고교 감독을 내정한 건 무척 이례적입니다.

배구협회는 "당장 9월 1일부터 훈련을 시작해야 하는데 대표팀을 맡겠다는 프로 감독이 없었다. 차기 모집 감독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며 "9월에 열리는 프로배구연맹(KOVO)컵 일정이 AVC컵과 겹쳐 프로 선수 차출도 쉽지 않다. 결국, 청소년 대표팀 선수를 대거 발탁해야 하는데 지난달까지 청소년 대표팀을 이끌어 선수를 잘 아는 박기주 감독이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대표팀 감독 선임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감독 선임 절차가 너무 급하게 이루어진 데다 협회의 부실한 지원으로 대표팀 감독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배구협회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 동안 대표팀 감독 지원서를 받았고, 공고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도 못했습니다.

배구협회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대표팀을 이끈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리우올림픽까지만 대표팀 감독직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이었다. 올림픽 일정이 끝나기도 전에 공고를 내는 건 부담스러웠다"며 "KOVO컵 준비로 소속팀에 전념해야 하는 프로 감독을 모시기도 어려웠고, 재야의 지도자를 선별할 시간도 부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AVC컵에는 중국, 일본 등 올림픽을 치른 다른 아시아 국가도 2진 선수를 내보냅니다.

한국도 리우올림픽에 나선 선수를 AVC컵에 내보내지는 않습니다.

배구협회는 프로 1, 2년차 유망주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리고 싶어 하지만, KOVO컵을 앞둔 프로팀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난제가 겹치면서 대표팀 감독 선임도 난항을 겪었습니다.

배구협회는 AVC컵이 끝난 뒤 대표팀 전임 감독 선임 작업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주영민 기자 naga@sbs.co.kr]

※ ⓒ SBS & SBS콘텐츠허브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 SBS뉴스에 영상 제보하고 상품권 받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