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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결국 불똥 튄 '살균제 화장품' 논란… 진화 나선 업계·식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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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유통 "국민적 불안감 고려해 원천·선제 차단"

식약처 "CMIT·MIT 안전성 문제없지만 예방적 차원"

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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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가습기 살균제 성분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둘러싼 유해성 논란 불똥이 결국엔 화장품 업계로 튀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성분이 화장품에 미량 포함됐더라도 기준을 준수하고 스프레이 방식이 아니라면 유해하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25일 식약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CMIT·MIT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 13종에 대해 즉각 회수조치를 촉구하면서 유해성 논란이 재차 일고 있다.

◇ 결국 터진 '살균제 화장품' 논란… 커지는 불안감

화장품 주요 업체들은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적 여론을 반영해 CMIT·MIT 성분을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다른 보존제 성분으로 대체해 생산하고 있다. 논란의 여지를 원천부터 차단하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의원실에서 언급한 한 제품의 경우 식약처 고시가 시행되기도 전에 생산을 중단했다"며 "사회적 우려를 고려해 씻어내는 제품에 대해서도 원료 변경이 비교적 용이한 제품 순으로 성분 변경 출시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한 관계자도 "샴푸 등 씻어내는 제품에는 함량을 제한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식약처 기준을 업체들도 따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 전수조사에서 어떤 위반 제품이 나올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CMIT·MIT 성분은 SK케미칼, 애경, 이마트 등에서 제조·판매한 가습기 살균제 제품 원료 성분으로 환경부는 현재 흡입 독성 유해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환경부는 해당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 5명(2명 사망)에 대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인정했다.

2011년 당시 폐손상조사위원회의 폐 손상원료 물질에서 제외됐지만 해당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들이 계속 나타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

식약처도 지난해 7월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일부 개정 고시'를 통해 '사용 후 씻어내는 샴푸 등 제품에 0.0015% 범위에서 사용하며 기타 제품에는 사용을 금지한다'고 규정했다.

당시 유예기간을 1개월로 정해 지난해 8월부터 CMIT·MIT 성분을 포함한 화장품(씻어내는 제품 제외) 생산·유통이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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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약처 "'살균제 화장품' 회수 명령 안 한 이유 있어"

권미혁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서 CMIT·MIT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 13종이 최근까지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씻어낼 필요가 없다'고 광고한 헤어크림부터 엄마와 어린이가 함께 쓰는 로션에도 해당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권오상 식약처 화장품정책과장은 "생활용품 전반에서 유해성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CMIT·MIT 성분을 쓰지 않도록 하는 쪽이 좋겠다고 판단해 기준을 강화한 것"이라며 "유해성이 입증돼 금지한 게 아니어서 이미 생산된 제품에 대해 회수 명령하지 않고 유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화장품의 CMIT·MIT 사용기준 준수 여부를 지난 11일부터 전수조사하고 있다"며 "위반 내용이 확인되면 즉시 조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가습기 살균제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애경은 해당 물질을 생활용품에서 모두 제외했다고 밝혔다. 애경 관계자는 "2011년 사건 발생 이후 CMIT·MIT 성분을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통업계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제품 전량을 철수했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반영한 선제적 조처다.

이마트 관계자는 "CMIT‧MIT 성분이 포함된 총 5개 제품(헤어용 젤·왁스·에센스·컨디셔너·핸드크림)을 철수했다"며 "고객들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자발적인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도 "이번에 문제가 된 16개 품목 중 7개 제품이 판매 중이었다"며 "조사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고려해 즉시 판매를 중단햇다"고 말했다.

◇ 보존제 성분마다 유해성 논란… 세균번식 문젠 어떻게?

전문가 집단 일각에서는 CMIT·MIT 성분에 대한 우려가 실제 위험보다 커지고 있다고 봤다.

화장품 유통 전문가는 "유통기한이 긴 화장품 특성상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보존제 성분이 꼭 포함된다"며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데 얼굴에 오염된 제품을 바르면 염증이 생기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체 살균제 성분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화합물을 새롭게 만들면 안정성을 다시 검증해야 하고 연구 자료가 축적돼 있지 않아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것.

피부과 한 전문의는 "기존 화장품 보존제 성분은 검증 절차를 수차례 거쳐왔기 때문에 안정성이 비교적 높다"면서 "영세한 업체들은 가격이 싸다는 등의 이유로 유해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생산할 수 있으니 성분표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식약처 정책 담당자는 CMIT·MIT 성분과 화장품 제조에 허용된 성분들은 엄격하게 함유량을 제한하고 있어 안전하다고 밝혔다.

권 과장은 "CMIT·MIT는 업체들이 제한 기준을 잘 지킨다면 안정성이 확보된 성분"이라며 "화장품엔 보존제가 꼭 포함되는데 무조건 위험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품 업체들은 식약처가 지정해준 범위 내에서 보존제 성분을 대체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보존제 성분을 쓴다고 안전 문제가 크게 불거지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idea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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