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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인터뷰]이옥선 할머니 "위안부재단 10억엔은 우리를 두 번 죽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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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후대 위해 절대 받을 수 없다"

(경기광주=뉴스1) 김평석 기자 = “현금 지급 운운하는 것은 우리를 두 번 죽이는 것이다”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 거주하고 있는 이옥선 할머니(89)는 지난 1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위안부 지원재단이 일본 정부가 출연할 기금을 현금으로 지급할 방침’이라고 한 보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할머니는 “무릎 꿇고 사죄하고 배상한다면 받을 수 있지만 당사자 동의 없이 (정부)마음대로 해놓은 지금 상황에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과거에 이어 다시 한 번 더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내 자신은 당장 돈이 필요해서 받고 싶지만 역사와 후대를 생각하면 그런 돈은 받을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재단에 10억엔(약 110억원)을 출연하는 안건을 승인한 24일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서 이 할머니를 만났다.

인터뷰는 할머니가 지난달 넘어져 갈비뼈에 금이 가 한 달째 거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계신 탓에 침상에서 진행했다.

뉴스1

이옥선 할머니©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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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나.

▷그렇다. 합의라는 것은 피해자와 마주 앉아 하는 것인데 그러지 않았다. 일본 사람은 만나보지도 못했다. 잘못된 것이다.
합의안에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란 문구가 표현됐다. 누가 봐도 가해자 중심의 합의안이다. 설사 문제가 해결됐다 하더라도 그런 말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역사에 기록하고 올바르게 가르쳐야 할 사안을 언급조차 하지 않고 역사에 묻어버리겠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정부가 아직 우리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역사와 인권의 문제인 만큼 피해자 중심의 해법을 구해야 한다. 그런데 피해자를 무시하고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해법을 찾았다.
가해자야 억지를 부릴 수 있지만 피해자인 한국 정부가 이에 동조한 것은 무책임한 일이고 국민을 버린 것이다.
우리가 끌려가서 버틴 것은 독립이 된다면 가해국을 엄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인데 정부가 일본의 손을 들어주니 기가 막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합의안을 무효로 하고 공식 사죄를 요구해야 한다.

-위안부 지원재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난 2011년 8월 31일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 외교부는 ‘일본에 대한 개인청구권은 살아있다’고 발표했다.
피해 당사자가 살아 있고 청구권을 위임하지 않은 상황에서 위안부 지원재단이 돈을 받을 자격이 있나.
또 재단은 구성원이 정치적인 인사로 채워져 있고 독립성과 중립성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원하지 않는데 누구를 위해 일할 것인지 묻고 싶다.

ad200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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