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잠그기 전에 다시 보자"…美 '찜통차' 아이 사망 방지 캠페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루이지애나·텍사스 등서 "잠그기 전, 떠나기 전 다시보자"

1998년~2016년 7월까지 찜통차량 사망 아동 684명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지난 29일 광주에서 4세 아이가 유치원 버스에 갇혀 의식불명에 빠진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매년 '찜통차'에 방치돼 목숨을 잃는 아이들이 속출하는 미국에서도 이러한 사고를 막기 위한 캠페인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30~40명의 아이들이 '찜통차' 사고로 사망하며, 올해 들어서도 이미 20명 이상이 희생됐다.

31일(현지시간) 허핑턴 포스트 프랭클린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올해 여름 최소 3명의 어린이가 '찜통차'에서 사망한 루이지애나 주(州)에서는 차에 내리기 전 뒷좌석을 다시 한 번 점검하라고 촉구하는 '잠그기 전에 다시 보자'(Look Before You Lock)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루이지애나아동보호기금이 주도하는 이 캠페인은 부모와 보호자에게 아이를 차 안에 혼자 방치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리자는 목적에서 이번 달부터 시작됐다.

데이나 R 헌터 루이지애나아동보호기금 사무총장은 "방치된 아이가 달궈진 차에서 열사병으로 사망했을 경우 가족들이 받는 정신적, 감정적 충격은 상상할 수 없다"며 "이런 비극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고 캠페인의 목적을 설명했다.

미국 텍사스주 히달고시 셰리프국(보안국)도 부모가 아이를 차에 혼자 방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떠나기 전에 다시 보자'(Look Before You Leave) 캠페인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펼치겠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셰리프국 대변인 셀리나 플로레스 보안관보는 "올해에만 (텍사스에서) 어린이 16명이 불행하게도 찜통차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텍사스는 이러한 사고가 많은 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월밍턴 등 일부 지역에서도 경찰 주도로 '잠그기 전 다시보자'를 적은 꼬리표를 차량에 다는 등의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 이런 캠페인이 잇따르는 것은 최근 몇 년간 부모나 보호자의 부주의로 뜨거운 자동차 안에 갇혀 목숨을 잃는 아이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998년 이후 2016년 7월27일 현재까지 부모의 고의 또는 실수로 한여름 더위로 달궈진 차에 갇혀 사망한 어린이 수는 미국 전역에서 총 684명으로 집계됐다. 2010년의 경우 가장 많은 49명이 희생됐고, 1998년 39명, 2015년 24명, 올해 7월까지 26명 사망 등으로 들쑥날쑥하지만 매년 30~40명 안팎이 희생되는 꼴이다.

지난해까지 찜통차 사고로 사망한 어린이 661명의 연령대를 분석해본 결과 2살 이하의 영유아가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총 사망사고의 54%는 부모나 보호자가 아이를 뒷좌석에 두고 왔다는 사실을 잊어버려 발생했고, 고의로 아이를 차 안에 내버려둬 사고가 난 경우도 17%나 됐다. 지난 2014년 미국 조지아주에 사는 저스틴 로스 해리스가 대낮 불볕더위 속에 승용차에 22개월 된 아들을 의도적으로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에 주 정부들은 아이를 차 안에 혼자 방치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미시간, 워싱턴 등 19개 주에서 차 안에 아이를 혼자 내버려두는 것을 처벌하는 주법을 채택하고 있다. 일례로 캘리포니아에서는 12살 이상의 보호자 감독 없이 6세 이하의 아이를 차 안에 혼자 방치할 경우 100 달러(약 11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 밖에도 코네티컷과 뉴욕, 노스캐롤라이나 등도 유사한 내용의 법을 준비 중이다.

또 플로리다, 인디애나, 켄터키 등 10개 주에서는 차 안에 있는 아이를 보고도 도움을 주지 않을 경우 처벌하도록 한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을 시행 중이다.

vivid@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합뉴스

[루이지애나아동보호기금 캡처]



연합뉴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잠그기전 다시 보자 캠페인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그래픽> 미국 여름 '찜통차' 어린이 사망자 추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