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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4000원대 스마트폰, '프리덤 251'이 가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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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프리덤251', 도코스 'X1' 등 사기의혹 높아, 인지도 위한 '노이즈 마케팅' 해석도 ]

머니투데이

인도에서 888루피(한화 약 1만 5000원)에 판매한다고 광고된 '도코스 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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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한 신생기업이 4000원대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예약 판매를 진행하면서 초저가폰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단돈 4000원대에 스마트폰을 구입하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사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인크레더블 인디아'(Incredible India)에서라면 가능해보인다. 소량의 한정판매로 관심과 인지도를 높여 광고 투자 없이 시장에 무혈입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단 분석이다.

스마트폰 자체는 손실을 보더라도 유료 앱을 선탑재해 다른 곳에서 수익을 보전하는 방법도 있다. 경쟁기업들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것도 필수다.

27일 글로벌 IT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500루피(원화 약 8400원) 가격의 스마트폰을 선보이겠다고 광고한 인도의 링잉벨스(Ringing Bells)가 지난 7일 제품 출시 행사를 열고 251루피(원화 약 4200원)짜리 스마트폰 '프리덤251'(Freedom 251)을 선보였다.

링잉벨스는 인도 노이다에 위치한 창업 1년이 안 된 기업이다. 이 회사의 모히트 고엘 CEO는 출시이벤트 당일 프리덤 251 초기물량 5000대를 8일부터 배송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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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러 미만의 초저가 스마트폰을 선보인다고 광고한 인도 링잉벨스의 페이스북에 올려진 사용자들의 댓글

하지만 지난 2월 제품 광고 이후 사기를 의심받자 결제지원업체인 페이유비즈는 링잉벨스에 제품이 실제 배송되기 전까지 대금지급을 보류하기로 했고 현금결제를 조건으로 예약 구매한 고객에게만 판매가 이뤄졌다.

현재 링잉벨스의 공식 페이스북에는 프리덤 251의 배송을 기다리는 소비자들의 댓글로 도배돼있지만 실제 제품을 받은 사례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제품배송이 이뤄졌다면 공개됐을만한 실물 사진도 올라오지 않았다.

현지 페이스북 이용자는 "누구도 실제 제품을 본 사람이 없고, 심지어 온라인 사이트에서 주문을 할 수도 없다"며 "거대한 마케팅 사기로 보인다"고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현지 소비자는 "링잉벨스는 즉시, 실제 프리덤 251이 배송된 고객들의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제품판매가 제대로 이뤄지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프리덤 251은 중국의 애드콤(Adcom) 제품에 라벨만 표백제로 가린 상태로 공개됐다. 스크린샷의 아이콘도 애플의 아이폰을 카피했다. 사기 혐의에서 벗어나더라도 지적재산권 침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 애드콤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프리덤 251은 자사 제조품이 아니라고 밝혔다.

링잉벨스 소비자는 지난 2월에 결제를 하고도 5개월이 넘도록 제품을 손에 쥐지 못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제품을 손에 넣어도 정상적인 사후서비스(AS)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AS 대행업체인 사이퓨처가 링잉벨스를 사기 및 대금미납 사유로 고발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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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자이푸르에 소재한 도코스의 온라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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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잉벨스에 이어 초저가 스마트폰으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본 곳이 인도 자이푸르에 위치한 도코스(Docoss)다. 도코스는 888루피(한화 약 1만5000원)의 '도코스 X1'을 지난 4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예약판매했다. 실제 배송이 이뤄졌는지는 역시 확인되지 않는다.

지난 5월에 방갈로르 소재 나모텔이 제시한 99루피(한화 약 1674원)의 스마트폰 '나모텔 아치 딘'(Namotel Acche Din)도 마찬가지다. 이들 제품에 대해 ICA(Indian Cellular Association)까지 나서서 불가능한 가격이라고 밝혔다. 도코스 X1의 스펙대로라면 인도에서 모든 부품을 제조해도 최소 40달러, 즉 2600루피가 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기가 아니라면 이들 기업들이 밑지면서도 초저가폰을 파는 이유는 뭘까. 한 IT업계 관계자는 "몇천 대의 한정판매 물량을 초저가에 팔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광고 없이 사업을 할 수 있으니 남는 장사"라며 "노이즈 마케팅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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