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아베노믹스…'립서비스'로도 정 안되면 결국 '헬머니'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스1

© 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은행(BOJ)이 장고 끝에 지난 29일 "실망스러운" 추가 완화 조치를 내놓았다. 예상한 대로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엔화가 급등했고 일본 국채가격은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규모를 2배 가량 늘리기로 결정했지만, 이는 시장이 기대했던 범위의 최저치에 가까웠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는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연신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선전하기 바빴다. 이틀 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느닷없이 공개한 대략적 재정부양(약28조엔)을 홍보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 냈다. 그러면서 구로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와 양적질적 완화정책에 대한 경제적 평가를 오는 9월20~21일 회의에서 내놓겠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BOJ는 시장의 관심이 아베노믹스(재정정책)로 옮겨 가도록 은근슬쩍 '넛지'(nudge)했다. 아베 총리가 던져 놓은 공을 구로다 총재가 다시 넘긴 셈이다.

9월 회의 이전인 다음달 2일에 당장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 재가동을 위한 "대담하고 포괄적인" 계획을 공개한다.

하지만 아베노믹스는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는 평가로 기울고 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아베노믹스에 대해 "과장됐다"고 평가했다. 잃어버린 20년을 찾아주겠다는 장대한 약속을 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럽기만 하다. 일본의 2015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0년째 제자리 거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물가 역시 BOJ 목표치 2%에 한참 못미친다.

이코노미스트지는 그런 점에서 "일본의 경제 경험이 다른 국가에 줄 수 있는 교훈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그러나 일본의 스태그내이션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소의 과장이 필요할 수 있다고도 평가했다. 목표를 높게 잡아 과장된 선전을 통해 "장기침체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립서비스를 통해 아베노믹스가 어쩌면 성공할지도 모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관건은 아베노믹스를 지탱할 돈이 어디서 나올 것이냐는 점이다. 인구 고령화로 세금을 낼 만한 장성한 노동자들은 없다. 시장이 이른바 '헬리콥터 머니'를 계속 주창하는 이유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재무성이 사상 처음으로 50년짜리 국채를 발행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50년 국채는 결국 50년 후 미래 세대에게 돈을 빌리는 셈이다. 하지만, 일본의 고령화 추세를 고려할 때 이러한 돈을 빌려줄 만한 여력은 없다.

따라서, 재무성이 50년만기 국채를 발행하자 마자 BOJ가 매입하는 방법 밖에 없고 이는 '헬리콥터 머니'와 다름없다고 WSJ는 지적했다. 하지만, 재무성은 WSJ 보도를 즉각 일축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kirimi99@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