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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덕혜옹주' 가 기대되는 2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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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덕혜옹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책으로 이미 알려진 것을 영화한 것에 대한 위험부담을 어떻게 영화로 형상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다. 혹시나 책보다 덜 재미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면 '덕혜옹주'는 그 이상의 재미를 선사한다.

많은 시대극과 사극이 있지만‘덕혜옹주(감독 허진호)는 뭔가 낯설면서도 신선한 동서양 문화의 야릇한 충돌을 보여주며 영화 속으로 빨려들게 한다.‘해어화’,‘귀향’등 일제강점기 시대를 다룬 좀 전의 전작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차별화된 미학과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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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덕혜옹주’는 조선의 마지막 왕녀였던 이덕혜의 인생의 이야기다. 그래서 그를 중심으로 영화의 이야기는 펼쳐진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1919년에서 1960년대까지의 대한민국의 사회상이 보여지지만 이야기를 풀어내는 메인플롯이 되지는 않는다. 이덕혜라는 개인사에 집중한 ‘덕혜옹주’는 미술과 의상이라는 서브툴을 이용해 시각적 요소를 극대화하며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든다.

영화가 먼저 1960년대로 시작한 이후 다시 1919년대로 교차될 때 고종이 을사오적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상상을 많이 했더라도) 다소 생경한 대비가 이뤄진다. 양복을 입고 왕에게 ‘막말’하는 신하나 곤룡포를 입고 아이를 안은 왕의 모습은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없는 시각적인 낯섬과 이색적인 재미를 함께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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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 장면을 시작으로 ‘덕혜옹주’는 개인의 의상과 시대적 배경의 간극을 끊임없이 유발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더한다. 기모노를 선물하며 정치적인 방향성을 다시금 강조하는 한택수(윤제문 분)의 모습이나 코트를 말끔하게 차려 입은 독립투사들은 의상에서부터 시대상을 정확히 보여주고 반영한다.

의상이라는 소품이 영상을 통해 극대화해서 관객들의 눈앞에 12첩 반상같은 화려한 정찬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공간 전체를 창출하는 미술 역시 화려함으로 '덕혜옹주'의 완성도를 배가시킨다. 4년에 걸쳐 고증기간만큼 영화를 아우르는 영화내내 모든 시각적 요소들의 배열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세워져있다. 왕족들의 공간이었던 덕수궁 석조전은 그 일상성과 조선 왕조의 위엄을 배합하기 위해 세트와 실제 모습을 끊임없이 비교해 완성했던 노력이 고스란히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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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또 '덕혜옹주'에서 인상적인 장면인 '다이토 중공업 연설 장면' 역시 그 공간이 주는 압박감을 완벽하게 세팅시켜 조선인 강제 징용의 한이 고스란히 형상화했다. 로케이션 촬영이었지만 공간의 현실감을 위해 정원부터 2층 방 곳곳까지 미술을 가미한 '영친왕 저택'까지, 영화 속 공간들은 특유의 묵직하고도 섬세하고 세심한 손길이 구석구석 요소요소에 스며있다.

한 여인의 비극적인 삶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 깃든 아름다움까지 포착해낸 '덕혜옹주' 그의 삶이 얼마나 관객들의 공감과 호응을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덕혜옹주' 8월 3일 개봉

이슈팀 ent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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