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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안방 뺏기고 비리 연루까지..'엎친데 덮친'게임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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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창업주 김정주 뇌물공여로 불구속 기소
"등기이사 사임" 직접 밝혀.. 투자 등 사업차질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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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계 대표 기업 중 하나인 넥슨의 창업주의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되면서 국내 게임산업에 또 하나의 악재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잖아도 외산 게임에 안방을 내주면서 게임산업이 위축되고,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정부 규제로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번에는 대표기업 창업주의 비리가 드러나면서 엎친데 덮친 격이 된 것이다.

특히 넥슨의 오너인 김정주 NXC 대표에 대한 비리 의혹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넥슨의 경영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대표기업의 위축이 게임산업 전체의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넥슨 "경영위축 없다" 선긋기에도 위축 우려커져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29일 김 대표를 진경준 검사장에게 무상으로 넥슨 비상장주식 등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 등)로 불구속 기소하고,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 3부(부장검사 최성환)에서 배임 등의 혐의에 대해 수사하도록 배정했다고 발표했다.

특임검사팀의 발표 직후 김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사적 관계 속에서 공적인 최소한의 룰을 망각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오늘부로 넥슨의 등기이사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넥슨 창업주인 김 대표가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일단 김 대표의 기소와 검찰 수사가 넥슨의 경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넥슨도 "김 대표의 NXC는 넥슨의 최대주주지만 표면적으로 회사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넥슨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중이어서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오너인 김 대표의 활동 폭이 크게 위축되면서 직간접적으로 넥슨의 경영활동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무엇보다 넥슨과 NXC의 인수합병(M&A) 등 투자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오너 공백 속에서 M&A를 비롯한 투자 결정이 시기를 놓치거나 대거 유예될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플과 넥슨지티, 엔도어즈 등을 M&A하며 몸집과 경쟁력을 키워온 넥슨은 최근까지 게임서버엔진 개발사 '아이펀팩토리'에 전략적 투자를 실시하는 등 활발한 투자를 벌여왔다. NXC도 영어교육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에 투자하는데 이어 노르웨이 유아용품업체 '스토케' 등을 인수하는 등 비게임 분야에도 적극 투자했다.

■게임업계 '엎친데 덮친 격'

벤처 1세대의 상징적인 인물인 김 대표와 게임업계 대표기업 넥슨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게임업계는 침통한 분위기다.

실무적으로 넥슨의 투자를 기다리는 중소게임 개발사들의 불안감이 커져 투자 불확실성이란 부담감이 커지고 있고 넥슨의 모바일 신작이 국내 게임시장의 기폭제가 되기에는 여건이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에 '뇌물'이란 부패 이미지까지 추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면서 침체기에 놓인 국내 게임산업이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진행돼 넥슨 이슈는 짧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개발자의 이탈 우려도 있고 모바일 신작 출시 동력이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하루 빨리 수사가 마무리돼 김 대표는 벤처문화 활성화와 후배양성에 힘쓰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중독 이슈로 쌓여있던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에 부패 이미지까지 더해질까 걱정된다"며 "국내 게임산업에서 넥슨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더 이상 외부적 요인이 없도록 빨리 털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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