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토종 SPA의 반란]H&M·자라 해외 브랜드 국내서 맥 못추는 까닭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시스

뉴시스

토종 SPA 적극적 공세·패스트 패션에 관심 감소 맞물려 2012년 이후 내리막길

해외 브랜드 특유의 유행에 민감한 파격 디자인 탓 재구매하는 소비자 줄어들어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삼성물산 '에잇세컨즈', 신성통상 '탑텐', 이랜드 '스파오' 등 국내 SPA의 적극적인 공세로 인해 H&M·자라 해외 SPA 브랜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대세'였던 패스트 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과 맞물려 이들 해외 SPA 업체들의 업황이 예전같지 않다.

2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M과 자라는 지난 2012년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있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던 자라리테일코리아의 2014년 매출은 237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 성장하는데 그쳐 처음 한자릿수 성장에 그쳤다. 79억원의 영업손실도 봤다. 한국 진출 6년 만의 첫 영업적자다. 지난해엔 매출은 2904억으로 전년 대비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H&M의 한국법인 에이치앤앰헤네스앤모리츠도 매출 증가율이 2013년 36%에서 2014년 13%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한 3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56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14년보다 소폭 올랐지만 매장수 및 투자대비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표를 거둔 셈이다.

해외 SPA 브랜드가 고전하고 있는 배경엔 국내 SPA 브랜드의 적극적인 공세도 한 몫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이랜드는 국내 최초의 SPA 브랜드 '스파오'를 론칭했다. 이어 2012년에는 삼성물산과 신성통상이 각각 '에잇세컨즈', '탑텐'을 각각 선보이며 해외 SPA 브랜드에 도전장을 냈다.

이랜드 '스파오'는 2009년 12개 매장으로 시작해 2015년 65곳을 돌파했다. 매출도 100억원 수준에서 240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2012년 14개 매장으로 시작한 신성통상 '탑텐'은 2015년 108개로 몸집을 불렸고, 현재(7월20일) 기준으로 총 121개점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도 2012년 론칭 이후, 국내 매장 수를 30개까지 늘렸다. 현재는 하반기 중국 상해에 선보일 에잇세컨즈 대규모 플래그십 스토어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 최초의 SPA 브랜드 데이즈의 약진도 눈에 띈다. 데이즈는 지난 2009년 이마트가 여러 이름으로 흩어져 있던 자체 상표들을 통합해 탄생시켰다. 상품 기획·소싱·디자인을 같은 그룹 계열 패션기업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맡겨 SPA형 사업구조를 도입했다. 패션 전문성 부족이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데이즈는 지난해 3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해외 SPA 브랜드의 또 다른 약점은 전 연령층을 아우를 수 없는 파격적인 디자인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정 고객을 겨냥해 유행에 민감한 상품을 내놓기 때문에 '계속 입을 수 없는 상품'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뜻이다. 쉽게 말하자면 지속적으로 입을 수 없는 옷을 계속해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적어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와 관련 패션업계 관계자는 "해외 SPA 브랜드는 다소 파격적인 디자인 제품을 내놓는 경향이 많다"며 "유행에 민감한 제품들은 구매후 한 시즌 동안에는 입을 수 있지만 다음해에는 입기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구매를 하는 소비자들이 줄어들고 있어 해외 SPA 브랜드들이 고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oj1001@newsis.com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