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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앵커브리핑] 함께…파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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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8일)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한우의 한숨, 굴비의 비명"

김영란법을 향한 우려의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인 듯합니다.

비싼 선물을 주고받지 못해 농어민이 어려움을 겪고, 비싼 식사를 접대하지 못해 자영업자가 고통을 겪을 것이란 걱정…

물론 실제 경제에 미칠 파장은 아무도 쉽게 예단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김영란법의 합헌을 결정한 오늘까지도 우리나라 주요신문 1면은 뒷돈과 청탁, 비리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 OECD 하위권. 국민 60%가 우리사회는 부패했다고 믿는 사회…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단상, 안팎의 평가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조선시대 김육이 관철시킨 대동법은 숱한 우려와 반대 속에서 도입됐습니다.

강원도 산골에 사는 백성에게 전복을 갖다바치라는 식의 터무니 없는 공물제도 속에서 온갖 청탁과 비리가 없었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생겨난 기득권이 이 대동법을 반길 리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훗날 김육의 대동법은 조선중기 상품화폐시장을 발달시키며 조선의 중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대동법 시행에 극렬히 반대했던 송시열 조차 "편리하게 여기는 백성이 많으니 좋은 법이다"라고 인정했을 정도니까요.

Corruption 부패

Cor 함께, Rupt 파멸한다

한우의 한숨, 굴비의 비명은 가슴 아프지만… 그러므로 어떻게든 한우와 굴비를 구할 방도를 생각해 볼지언정 함께 파멸의 길을 걸을 순 없는 일.

오늘의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손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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