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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조릿대를 먹어 치워라" 한라산 해결사 된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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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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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1시 제주도 한라산 해발 1600m 만세동산 인근.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을 배경으로 말 4마리가 ‘제주조릿대’를 뜯어먹고 있었다.

제주도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은 28일 “지난 22일부터 말 4마리를 한라산에 올려 제주조릿대를 제거하기 위한 시범 방목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릿대를 먹어 제거하라'라는 특명을 받은 말들은 토종 제주마 2마리와 제주마와 써러브레드의 교잡종인 한라마 2마리다. 투입 기간은 오는 10월 초까지 75일간이다.

조릿대 제거에 말을 투입한 이유는 한 마리당 하루 18∼24㎏ 정도의 조릿대를 먹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국립축산과학원 열안지방목장에서 연구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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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연구를 진행한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의 김현철 녹지연구사는 “조릿대가 줄어들면서 태양광선과 기온·습도 등이 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조릿대가 줄어들면 조릿대보다 작은 어린 구상나무나 시로미 등 한라산 자생식물 등이 되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은 4600여 종의 생물이 사는 생태계의 보고지만 최근 조릿대 때문에 천연기념물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제주조릿대는 30여 년 전 만해도 해발 600~1400m 일부에만 분포했지만 현재는 정상인 백록담(1950m) 인근까지 침범했다. 한라산 국립공원 전체 153.3㎢의 90%를 잠식한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다. 제주조릿대는 볏과로 최고 1.5m까지 자란다. 뿌리를 사방으로 퍼뜨려 다른 식물들이 뿌리를 내릴 수 없게 한다. 또 그늘을 형성함으로써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한라산 구상나무의 생장을 방해하는 등 다른 식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김창조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장은 “10년 전만해도 해발 1600m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시로미가 지금은 조릿대를 피해 돌 위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귀해졌다”며 “한라산이 국립공원이 되면서 소와 말의 방목이 금지된 이후 조릿대가 늘어난 만큼 이번 시도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사진= 최충일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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