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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오바마 "클린턴 나보다 대통령에 더 적합한 인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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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美 대선] 필라델피아 민주 전대

"우리 가치 위협하는 자생적 선동가" 트럼프 직격

뉴스1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민주당 전당대회 찬조연설을 위해 연단에 올랐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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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힐러리 클린턴보다 미국 대통령으로 복무할 자질을 갖춘 사람이 없다고 확신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했다. 그의 전 경선경쟁자이자 자신의 1기 임기 국무장관을 지낸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찬조 연사 자격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그간 행적을 담은 영상이 방영된 뒤 연단에 오른 그를 향해 웰스파고센터에 모인 5만명의 군중들은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구호를 외쳤고, 오바마 대통령은 "여러분을 다시 보게 돼 기쁘다. 맞다, 우리는 해냈다"고 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2년 전인 지난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 처음으로 찬조연사로 나섰던 당시를 회상하며 첫운을 뗐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밤 여러분들 앞에 또다시 섰다. 두차례의 임기가 끝난 뒤, 나는 여러분들에게 미국의 미래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오는 11월 선거는 단순히 당과 정책 사이의 선택, 좌와 우 간의 토론이 아니다. 좀 더 근본적인 선택, 우리가 어떤 사람이며 이 위대한 미국의 경험을 유지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는 미국의 50개 주를 모두 방문했다. 여러분과 기쁨을, 또 애도를 함께 나눌 수 있었다. 그러나 또 한편 나는 미국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았다"면서 "열심히 일하고, 아이를 가르치고,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며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나가는 이들을, 가득 찬 에너지와 새로운 생각을 갖고 있는 청년들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이미 위대하며 도널드 트럼프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는 선거구호를 전면에 내세운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겨냥한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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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날 찬조연설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AFP=뉴스1 © News1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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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보다 미국의 대통령으로 복무할 자질을 갖춘 어떤 한 남성도, 어떤 한 여성도 없다고 자신에 차 말할 수 있다"며 자신이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조차도 힐러리 클린턴보다는 부족하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도 알다시피, 백악관 집무실의 요구에 진정으로 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 책상 앞에 앉기 전까지는 글로벌 위기를 관리하고 청년들을 전쟁에 보내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면서 "그러나 힐러리는 그곳에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 함께 참여했었다"고 클린턴의 외교적 경험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차기 최고사령관으로 적합하며 그럴 준비가 돼 있다"며 "힐러리 클린턴은 전 세계의 지도자뿐 아니라 전 세계 시민들로부터 존중받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과 함께 경선레이스를 완주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의 지지자를 겨냥한 발언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민주주의에 혼란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나를 믿어라, 힐러리는 이를 알고 있다"며 "민주주의는 작동한다. 우리 경제에 불평등이 존재함을, 정치에 너무도 많은 돈이 들어가고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면 버니 샌더스 지지자들이 끊임없이 행했던 것처럼 우리의 목소리를 내자"고 호소했다. 이어 "버니를 느껴봐라"(Feel the burn)는 샌더스 지지자들의 구호를 선창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성 대통령'으로서 클린턴이 그전까지는 인식되지 않았던 여성 의제를 다룰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도 호소했다. 그는 "미국의 민주주의는 '그는 할 수 있다'(yes he will)가 아닌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며 이제 여성 대통령을 요구하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를 미국인으로, 애국자로 만드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며 자신의 가슴을 가리켰다. 이어 "이것이 바로 우리의 가치를 위협하는 이들, 파시스트, 공산주의자, 지하디스트, 혹은 자생적 선동가(트럼프)가 마침내 패배하는 이유"라며 트럼프는 가을 선거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여러분이 내게 했듯이 힐러리 클린턴을 선택해주길 요청한다. 여러분이 나를 이끌었듯이 그를 이끌어주기를 요청한다"며 클린턴에게 "바통을 넘길 준비가 돼 있다"는 말로 약 한시간에 걸친 긴 연설을 마무리지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뒤에는 클린턴이 전당대회장에 깜짝 등장해 오바마 대통령과 포옹을 나누고 어깨를 맞대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방영된 NBC방송 인터뷰에서도 대선 본선거가 치러지는 오는 11월에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점은 대통령의 직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무지를 깨우치는 데 별 관심도 보이지 않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당대회 찬조연설은 2008년, 2012년 대선후보 수락연설에 이어 12년 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임기 말 그의 인기와 호감도를 바탕으로 샌더스 지지자들과의 마찰로 분열 위기에 놓인 당을 통합하고, 여론조사에서 뒤처지고 있는 클린턴을 재차 띄우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yeou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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