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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푸조 308 GT 시승기 - 주행 성능과 효율성을 공존시킨 완성도 높은 디젤 핫해치의 또 다른 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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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토in 박낙호 기자] 국내 소비자에게 푸조는 ‘효율성 좋은 디젤차’와 함께 ‘디자인 외엔 특별함이 없는 차량’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인 것이 사실이다. 뛰어난 효율성을 얻었지만 고질적인 변속 충격으로 호불호가 갈리던 MCP 역시 현재 푸조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개하고 싶은 걸까? 지난 2월 푸조는 308의 고성능 모델 308 GT를 국내에 출시했다.

푸조 308 GT를 쉽게 풀이하자면 ‘프랑스 산 폭스바겐 골프 GTD’라 할 수 있겠다. 푸조 308 GT는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 스포티한 감각이 담겼다. 해외는 가솔린 모델인 GTi도 존재하나 국내에서는 308 GT가 308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로 설정되었다. 푸조는 308 GT에 대해 ‘효율성과 함께 우수한 출력, 뛰어난 주행 성능을 품은 모델’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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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푸조 308 GT은 디젤 핫해치로서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푸조 308 GT는 전장 4,255mm, 전폭 1,805mm 전고 1,447mm 그리고 2,620mm의 휠베이스를 가진 콤팩트 해치백 ‘골프’와 유사한 체격과 프로포션을 갖췄다. 현행 308은 과거의 308에 비해 전장을 20mm 줄이고 전고를 30mm 낮췄다. 이는 모듈형 플랫폼, EMP2를 활용하며 보다 콤팩트한 설계를 거쳐 개발되었음을 설명한다. 특히 기존보다 휠베이스를 10mm를 늘려 실내 공간 개선을 암시한다. 한편 308 GT의 공차 중량은 1,490k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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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한 308 GT의 디자인

보편성을 추구하며 세련되고 담백한 이미지를 앞세운 푸조는 Pure Design는 대중들에게 사랑 받기 충분한 감각이다. 길게 찢고, 돌출된 보닛 등의 ‘과거의 푸조 디자인’을 모두 지워내고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터치를 강조한 ‘플루팅 스타일’의 새로운 펜린룩은 대중들에게 익숙하면서도 푸조다운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세련된 프로포션과 볼륨감이 돋보이는 308은 기본적으로 디자인 완성도가 높은 만큼 308 GT라고 특별한 디자인 변화를 부여하기 보다는 작은 차이를 통해 기존 모델과 308 GT와의 경계를 구분한다. 가장 먼저 사자 엠블럼을 프론트 그릴 안쪽으로 옮겨 넣은 것이 시선을 끈다. 이와 함께 안개등이 제외된 프론트 범퍼를 장착하여 308 GT 고유의 전면 이미지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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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면 디자인의 변화와 함께 18인치 전용 알로이 휠과 검은색으로 칠한 사이드 미러 커버, 프론트 펜더 위쪽으로 GT 엠블럼 등을 더했다. 이를 통해 측면에서 차량을 보았을 때 보다 공격적인 이미지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차량 후면에는 듀얼 머플러 팁을 외부로 돌출시킨 리어 범퍼와 디퓨저 역시 스포티한 감각을 살리는데 일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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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함과 직관적인 실내 공간

개인적으로 헤드 업 클러스터의 등장 이후 푸조가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새로운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해서 무척 만족하고 있다. 이런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며 푸조의 디자인 방향성을 가장 정확하고 풍부하게 담아낸 것이 308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308를 기반으로 더욱 스포티한 감성이 더해진 308 GT의 실내 공간은 매력적인 존재로 다가온다.

푸조 308 GT의 실내 공간 역시 308과 큰 맥락을 같이한다. 스포티한 모델로서 스티어링 휠과 시트 등에 변화를 적용했지만 간결한 디자인과 우수한 균형감이 돋보인다. 센터페시아 상단은 운전자를 향해 기울였지만 센터페시아 아래쪽과 센터 터널은 좌우 대칭으로 디자인되어 우수한 균형미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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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고유의 디자인 요소 중 대표적인 디자인이라 할 수 있는 헤드 업 클러스터는 어떤 자세에서도 손쉽게 주행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 크기를 줄인 다이내믹 모드가 활성화 되면 계기판이 모두 붉게 변한다. 이 때에는 클러스터 중심에 자리한 계기판이 종과 횡으로 작용하는 중력을 표기하며 차량 조작에 따른 출력 상황을 그래프로 표현하는 시각적 재미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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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 업 클러스터의 도입은 푸조 실내 디자인에 많은 변화를 이끌어 냈다. 림의 직경을 줄이고 더욱 콤팩트한 구성으 앞세운 스티어링 휠이 가장 좋은 예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티어링 휠 림 하단 부분에는 GT의 존재감을 알리는 GT스티어링 휠 스포크 뒤쪽으로는 패들 쉬프트가 마련되어 있는 점 역시 매력으로 다가온다. 물론 레드 스티치를 더하고 손이 닿는 부분을 타공 처리하여 스포티한 감각을 살린 건 308 GT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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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 GT의 실내 공간은 무척이나 쾌적하여 EMP2 플랫폼을 기반으로 푸조가 실내 공간 확보 능력을 가늠할 수 있다. 1열 공간은 308 GT 고유의 존재감을 강조하기 위해 레드 스티치를 더한 새로운 스포츠 시트를 더하며 탑승자를 보다 확실하게 지지하면서도 만족스러운 1열 공간을 완성했다. 기본적인 헤드 룸과 레그 룸에서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2열 공간은 콤팩트 해치백인 만큼 중형세단에서 느낄 수 있는 넉넉함을 느끼기엔 어려움이 있다. 특히 2열 공간의 경우에는 헤드룸이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동급의 차량과 비교 했을 때 평균 이상의 실내 공간의 만족도를 제공한다. 특히 2열 시트 역시 1열과 마찬가지로 복합적인 디자인과 형상이 돋보여 기능적인 측면에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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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모델인 308과 마찬가지로 308 GT는 넓은 트렁크 공간을 과시한다. 470L의 적재 공간은 동급 최고 수준이며 트렁크의 형태 역시 높은 실용성을 누릴 수 있다. 물론 2열 시트를 6:4 비율로 폴딩할 때에는 1,309L까지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308 GT이 단순히 달리는 것만 충족시키는 차량이 아닌 일상 생활 속에서도 함께 할 수 있는 차량 임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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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핫해치의 자격을 갖추다

푸조 308은 1.6L Blue HDI 엔진과 2.0L Blue HDI 등 총 두 가지 엔진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그치지 않고 308 GT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하기 위해 2.0L Blue HDI 엔진을 새롭게 손질했다. 그 결과 308 GT는 최고 출력 180마력과 40.8kg.m에 이르는 높은 수준의 출력을 확보했다. 여기에 MCP가 아닌 토크 컨버터 방식의 EAT 6단 자동 변속기를 더해 앞바퀴에 출력을 전달한다.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14.3km/L(도심 13.6km/L, 고속 15.2km/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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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드라이빙에 풍부한 출력을 얹다

솔직히 말해서 풍부한 출력은 아니었으나 합리적인 출력을 발휘했던 푸조 308 1.6 Blue HDI로도 경쾌한 드라이빙이 가능했다. 하지만 여기에 보다 탄탄한 서스펜션과 한층 풍부한 출력을 발휘하는 엔진이 더해졌을 때 어떤 감각을 느낄 수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시트에 앉아 포지션을 조절하고 스티어링 휠과 사이드 미러 등을 위치와 각도를 조절하면서 새삼스럽지만 푸조의 i-콕핏의 매력을 느꼈다. 스티어링 휠의 위치를 어떤 형태로 조절하든 헤드 업 클러스터의 정보는 방해 없이 볼 수 있으며 직경이 작은 스티어링 휠은 다루는 맛과 보는 즐거움을 누리게 한다. 다만 컵홀더나 수납 공간이 부족한 점은 여전히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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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를 D로 옮기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디젤 고유의 반 템포 느린 엔진 반응과 발진이 전해진다. 최근 일부 브랜드들이 가솔린 엔진만큼이나 기민한 반응을 자랑하는 디젤 엔진을 선보이고 있는데 푸조는 아직 ‘디젤 고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편이다. 엑셀레이터 페달 반응에 따른 엔진의 회전 질감은 디젤 치고는 상당히 높은 편이고 진동이나 소음도 크게 느껴지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토크가 넉넉해지면서 가속 상황에서 두툼한 토크를 느낄 수 있으나 운전자를 긴장시키거나 폭발적인 가속력을 선사하는 수준은 아니다. 실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에 필요한 시간이 약 8.4초로 ‘폭발적인 가속력’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엔 조금 아쉽다. 하지만 넉넉한 배기량과 향상된 출력으로 저속은 물론 고속까지 주어 없이 시원하게 가속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며 308 GT라는 이름의 당위성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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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T 6단 변속기는 사용할 때마다 만족감을 느낀다. 사실 ‘308 GT 모델에 어울릴까?’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제법 빠른 반응과 착실한 직결감을 선사했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택하지 않은 덕에 일상 속에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또 다른 장점을 품었다는 점 역시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그리고 패들 쉬프트가 아닌 쉬프트 레버를 밀고 당기는 수동 변속의 ‘손 맛’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EAT 6단 자동 변속기는 무척 똑똑한 변속기라 할 수 있는데 평소에는 최대한 낮은 RPM을 유지하면서 효율성에 집중하는 편이지만 운전자가 RPM을 끌어 올려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펼칠 경우에는 거침 없이 기어를 끌어 내리며 운전자가 폭넓은 RPM 활용을 뒷받침 한다. 덕분에 어떤 주행 환경, 상황에서도 만족스러운 변속기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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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푸조 308 GT의 가장 큰 매력은 향상된 출력인 새롭게 추가된 디자인 요소도 아니다. 바로 ‘움직임’의 개선이 이루어 진 것이 가장 큰 핵심이라 할 수 있다. WRC와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푸조의 엔지니어들은 전륜에는 맥퍼슨 스트럿, 후륜에는 토션빔 서스펜션을 장착하고 이를 섬세하게 조율해 세련되면서도 감각적인 드라이빙을 뒷받침한다.

흔히 토션빔을 장착한 차량은 움직임이 좋지 못하다고 하는데 푸조 308 GT은 그 평가에서 제외되어야 할 차량이다. 과감한 코너 진입 상황에서 푸조 고유의 롤이 느껴진다. 그러나 운전자가 원하는 라인 밖으로 밀려나지 않고 약간의 롤이 들어간 상태로 유지한 상태로 서스펜션이 탄탄하게 차체를 받치며 코너를 파고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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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 토션빔의 원숙미 넘치는 세팅을 후륜의 뛰어난 추종성을 담아냈고 이를 통해 일체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시승 전 제원만 살펴본다면 타 브랜드처럼 토크 벡터링이나 언더스티어링 컨트롤 등 다양한 기술이 탑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기도 하지만 막상 달리기 시작하면 지금 상태로도 충분히 즐겁고 뛰어난 드라이빙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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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에 대한 의문도 필요하지 않다. 출력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어서 운전자는 자신감이 있게 강한 제동력을 누릴 수 있다. 개인적으로 조금 더 탄탄한 서스펜션 세팅과 촘촘한 기어비를 바탕으로 가속력과 보다 직관적인 피드백, 조작 감각을 느낄 수 있다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일상과 스포츠 드라이빙’을 모두 즐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지금 셋업이 어쩌면 가장 이상적으로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한편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비상 충돌 경고 시스템 및 제동 시스템 등 다양한 안전 사양과 품질이 우수한 사운드 시스템까지 탑재한 점도 고무적이다. 시승 기간 내내 편의 및 안전 사양 부분에 높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시승 기간 동안 900km가 넘는 주행에서 리터 당 19.6km/L의 우수한 효율성까지 과시해 ‘이동 수단과 장난감’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충족시키는 차량이라 할 수 있다.

좋은 점

세련되고 뛰어난 주행성능과 함께 우수한 효율성을 갖춘 푸조 308 GT

안좋은 점

폭스바겐 골프 GTD 대비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킬링 포인트’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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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높은 디젤 핫해치, 푸조 308 GT

유가가 아무리 안정적이고 낮은 가격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안심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중에는 스포티한 주행도 원하지만 또 합리적인 차량 운영을 고민하는 사람은 많을 것 같다. 그런 이들에게 골프 GTD라는 선택지는 늘 매력적인 카드였다. 하지만 푸조 308 GT가 조금 더 확실하고 정확한 답안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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