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中왕이, '남중국해' 외교 판정승… 美日濠 협공도 정면 반박(종합)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세안 외교장관 성명 이어 ARF 성명서도 중재재판 내용 빠져

연합뉴스

ARF 외교장관 회의[AP=연합뉴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4일부터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다자회의 무대에서 쟁점 현안인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전방위 외교를 통해 적잖은 성과를 거둬 눈길을 끌고 있다.

왕 부장은 우선 아세안 관련 회의의 공동성명에 중국 측이 패소한 "헤이그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 존중"이라는 표현이 들어가지 않도록 방어하는 외교에 주력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지난 25일 진통 끝에 나온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공동성명에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미국과 일본, 호주 등이 추진해온 헤이그 중재재판소의 판결에 관한 문구가 들어가지 않아 '중국 측의 판정승'이란 평가를 낳았다.

아세안 의장국인 라오스가 27일 공개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의 의장성명 역시 마찬가지였다.

남중국해 분쟁에 관해 원론적인 수준의 내용만 담겼을 뿐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한 직접적 비판이나 중국의 주장을 무력화한 중재재판소의 판결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이는 왕 부장이 아세안 회원국 외무장관들과의 개별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설파하는 등 '각개격파'식의 전방위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왕 부장은 회의 기간 중 의장국인 라오스를 비롯해 태국, 미얀마,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회원국 외무장관들과 개별 양자회담을 가진 데 이어 '아세안+중국'(10+1), '아세안+한·중·일'(10+3) 등 아세안과 연관된 주요 협의체 회의에도 참석했다.

그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는 중국과 아세안의 문제가 아니라 분쟁의 직접 당사국이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나갈 양자 문제"라며 아세안 차원의 대응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이어 미국, 일본 외무장관과의 개별 회담과 ARF 외교장관 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무대에서도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피력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시켰다.

그는 "남중국해 중재재판의 배후에 있는 정치적 목적은 반드시 만천하에 드러날 것"이라며 미국, 필리핀 등의 의도를 비판했고 문제 해결의 가장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법은 당사국 간 직접대화와 남중국해 평화·안정을 공동수호하는 이른바 '투트랙 접근'이라는 중국의 주장도 강하게 폈다.

왕 부장은 이 과정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일본, 호주의 협공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고 반박하며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미국과 일본, 호주의 외교장관들이 25일(현지시간) 중국을 향해 PCA 판결을 수용하라고 압박하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하자 왕 부장은 "이 성명은 남중국해 문제를 조장하고 지역의 긴장을 부추기고 있다"며 "창끝이 중국을 겨냥하고 있어 중국은 필요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그는 "이 성명은 시의적으로 매우 부적절하다"며 3국이 남중국해의 안정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행동선언'(DOC) 실현을 지지하고 당사국간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지지해야 한다며 "지금이야말로 당신들이 평화의 수호자인지 정세의 교란자인지를 검증해 볼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왕 부장은 아세안 관련 회의를 마친 뒤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의에 큰 성과가 있었다"며 아세안과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아세안이 남중국해 중재안에 대해 어느 한쪽에 서지 않기로 한 것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jsa@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합뉴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 AP=연합뉴스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