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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리우올림픽] `10-10` 또 쏜다…7人의 챔피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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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세계 사격 최초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진종오. [매경 DB]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하는 국가대표 선수들 사이에서는 종종 "금메달은 하늘이 점지해주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올림픽 무대에서 단상 가장 높은 곳에 서기 위해서는 실력에 더해 운도 좋아야 한다는 뜻이다.

금메달 한 번도 이렇게 힘든데 두 번 연속으로 금메달을 따려면 갑절 이상의 노력이 드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24개 종목에 출전하는 204명의 한국 선수단 중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던 '디펜딩 챔피언' 7명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사격의 남녀 명사수 진종오(37·kt)와 김장미(24·우리은행)부터 한국 여자 양궁 간판 기보배(28·광주시청), 세계를 놀라게 한 펜싱 남녀 검객 구본길(27) 김정환(33·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지연(28·익산시청), 마지막으로 피멍 투혼을 선보였던 레슬링 김현우(28·삼성생명)까지 4년 전 영광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마지막 컨디션 조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연거푸 역대 최다 기록인 금메달 13개를 따낸 한국 선수단이 국민의 기대치를 맞추기 위해서는 이들 베테랑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내 종합순위 10위 안에 진입하려는 한국 선수단의 목표를 이루려면 신예들의 활약만으로는 부족하다.

물론 '지키기'는 '오르기'보다도 어렵다. 런던 챔피언 7명은 런던올림픽 이후 '승자의 저주' 속에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런던에서 나란히 금빛 총성을 울렸던 사격 남매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기대보다 낮은 성적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기보배는 더 했다. 런던 2관왕 이후 끝없는 부진에 빠져 대표팀에서 탈락하는 수모까지 맛봤다. 아예 선수가 아닌 해설자로 외도했던 기보배는 "아시안게임을 밖에서 보면서 그 자리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다. 스스로 더 강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17명이 출전해 15명이 메달을 수확했던 런던올림픽 선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님을 증명해야 하는 펜싱도, 66㎏급에서 75㎏급으로 체급을 확 올린 김현우도 다가오는 두 번째 올림픽 무대가 부담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그 대신 역경을 딛고 리우에서도 2연속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그만큼 값진 기록들도 따라온다. 지금까지 베이징과 런던을 거쳐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수확한 진종오는 이번에도 금메달을 따면 한국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개인종목 3연패이자 올림픽 사격 역사상 최초 3연패라는 금자탑을 달성할 수 있다. 진종오는 지난 19일 결단식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많이 응원해주셔서 부담될 게 없다. 경기를 잘 치르고 돌아오겠다"며 당당하게 각오를 밝혔다.

기보배 역시 양궁 역사에 나온 적이 없는 여자 양궁 개인전 2연패, 김현우도 심권호(19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 금메달리스트)에 이어 한국 레슬링 사상 두 번째로 2체급 석권을 노린다. 펜싱 챔피언들은 올림픽 종목 순환 원칙에 따라 금메달을 수확했던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빠진 점이 아쉽지만 개인전에서 더욱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이제 올림픽 개막까지는 고작 일주일 남짓 남았다. 2연패라는 어려운 목표를 앞둔 7명의 챔피언에게는 그동안의 노력을 돌아보며 자신감을 유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런던올림픽 당시 "나보다 더 땀을 흘린 선수가 있다면 금메달을 가져가도 좋다"는 패기를 보였던 김현우처럼 말이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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