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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애플은 인도 짝사랑하지만 아이폰은 인도서 홀대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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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낮은 인지도·비싼 가격 등 인도시장서 난제 수북

연합뉴스

팀 쿡(왼쪽) 애플 CEO가 5월 인도를 첫 방문해 인도진출 확대를 타진했다. [뭄바이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6일(현지시간) 올 2분기 결산 발표 직후 컨퍼런스 콜에서 "인도는 가장 성장이 빠른 시장"이라며 인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17년이면 인도가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이 된다는 전망을 반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 애플도 중국 내 판매가 감소하는 가운데 인도를 다음의 거대시장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현재 상황에 대해 애플이 인도를 '짝사랑'하고 있지만 인도시장에서는 '홀대'를 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가 판매로 유명한 애플 아이폰은 인도 일부 지역에서는 정가보다 10% 정도 싼 값에 팔린다. 이런 현실을 고려한 듯 쿡 CEO는 "우리는 인도에 (직영)소매점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매장을 열면 선진국에서처럼 할인판매가 없는 등 철저하게 현장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애플이 직영점을 열려면 직영점 판매상품의 30% 이상을 인도에서 조달해야 한다.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정권이 제조업 육성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를 통해 자국생산을 장려하고 있어서다. 애플이 싸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중고재생품을 판매하려 해도 인도에서는 인가를 받아야 한다.

쿡 CEO는 인도를 직접 찾아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인도 정권의 근간이 되는 제조업 육성정책과 모순되는 요구가 많아 실현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애플이 의지할 수 있는 방법은 아이폰을 만드는 대만 홍하이(鴻海)정밀공업이 인도 현지에서 생산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현지생산이 되더라도 난관은 적지 않다. 낮은 인지도와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이 문제다.

미국 모건스탠리가 4월 하순 실시한 조사결과를 보면 애플에 대한 인지도는 50%대에 그치면서 스마트폰 메이커 중 10위였다. 80%대 후반인 1위 삼성전자에 크게 못 미쳤고 중국 레노보에도 뒤졌다.

인도에서 서민들과 거리가 있는 고급브랜드로 인식된 것도 한계다. 이 때문에 애플의 인도시장 점유율은 2% 정도밖에 안 된다.

실제로 애플이 올봄 발매한 SE모델은 인도시장 판매가격이 60만원대로 인도 대도시 근로자 평균 월수입의 2배나 된다. 인도시장에서 주로 팔리는 스마트폰보다 4배 정도 비싼 가격이다.

쿡 CEO는 최근 "인도의 장기적 성장성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규제완화를 위한 인도정부와의 절충, 생산위탁처의 정비, 마케팅이라는 여러가지 난제가 산적해 있다.

애플이 인도에서 직면한 과제는 시간이 걸리는 것 일색이다. 낙관적으로 봐도 애플의 인도사업이 중국과 같은 규모에 도달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진단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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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야심작 아이폰SE 모델 [연합뉴스 자료사진] 애플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 5월 출시. 아이폰SE는 애플이 2년 반 만에 출시한 중저가 모델로 화면 크기도 아이폰5 시리즈와 같은 4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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