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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TONG] 고창 앞바다에서 무중력 사진을 찍었다(feat.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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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송

“나 오늘 200일 기념 커플사진 찍는다!“

“우와, 어디서?”

“‘무중력 사진’ 찍은 사진작가가 고창에 내려왔대! 너도 메신저 보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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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무중력 사진'이라 불리는 점프 스냅샷을 SNS에서 신기하게 보기만 했는데, 내가 그 사진의 주인공이 될 줄이야. 그렇게 시도한 촬영이 19년 인생 최대의 고비가 될 줄은, 그땐 몰랐습니다.

김용진 작가님과 저는 전북 고창의 만돌로 향했습니다. 만돌은 서해안이기 때문에 만조 시간에 맞춰 촬영을 하기로 했어요. 시각은 1시 반. 코앞까지 물이 들어올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인 고창 만돌은 너무나 넓어서 바닷물을 만나기까지 한참 걸어야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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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된 촬영. 평소엔 놀러 다니며 사진 찍는 걸 즐기는 편인데 막상 정색하고 카메라 앞에 서게 되니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어요. 게다가 작가님은 포즈를 제안해 주지도 않았죠. 무려 섭씨 33도인 더위에 지쳐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었습니다.

화제의 ‘무중력 사진’도 찍었습니다. 시선은 정면으로, 몸은 앞쪽을 향하고 팔은 살짝 뒤로 늘어뜨리면 돼요. 다리는 약간 교차시켜 구부리고 발끝은 꼿꼿이 폅니다. 이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사진을 건지려 수십 번 뛰어야 했어요.

강렬한 햇빛 덕에 팔과 두피는 빨갛게 달아오르고 이마는 각질 박피가 일어나더군요. 이날 사진 찍은 이후로 햇빛만 받으면 두피랑 팔이 따가워 마른하늘에 우산을 쓰고 다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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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힘들어 하는 제게 ‘비글’처럼 계속 말 걸고 장난을 쳤습니다. 자연스럽게 웃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었죠.

비록 과정은 너무나 힘들었지만 결과물을 보니 매우 뿌듯했습니다. 피부의 고통과 바꿀 만한 결과물이랄까요? 그런데, 이 분은 왜 돌아다니며 불쑥 사진을 찍어주고 다니는 걸까요.

“생명력 넘치는 자연스러움 찍고 싶어요” - 사진작가 김용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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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인물사진을 찍어 보람과 기쁨을 얻고 있는 25살 김용진입니다. 주로 사진촬영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과 작업하며 그 사람의 감춰진 매력을 이끌어내어 사진을 찍고 있어요.”

- 모델이 아닌 일반인과 촬영을 하는 이유는.

“사실 저는 인물사진을 찍으며 결과물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촬영을 하는 그 과정을 즐기는 편인데요. 전문모델과 일반인을 굳이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즐길 줄 아는 분들과 촬영을 하려는 편이에요. 오히려 사진을 많이 찍혀본 분들은 기계적인 포즈를 취하게 되는 반면 촬영 경험이 없는 분들은 좀 더 자유분방하고 재밌는 표정과 포즈를 보여주기 때문에 더욱 흥미가 생기더라고요.”

- 어떤 분위기의 사진을 좋아하시나요.

“밝고 생명력 넘치는 분위기의 사진을 좋아해요. 그리고 자연스러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표정보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밝은 표정을 찍고 싶어요. 그래서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죠. 대부분 사람들은 처음 카메라 앞에 서면 매우 긴장하게 되는데, 그런 모델과 농담을 하거나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며 긴장을 풀어주려고 노력해요.”

- 사진 아이디어는 어떻게 구상하는지.

“사진 아이디어는 다양한 곳에서 얻어요. 일상 속에서 문득 떠오르기도 하고요. 인스타그램에서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찍는 사진들을 보며 참고를 많이 해요. 최근 ‘무중력 샷’이라고 알려진 사진은 사실 2010년도에 일본 ‘나츠미하야시’라는 작가의 사진에서 모티브를 얻은 콘셉트입니다.”

- 일반인 모델들과 작업할 때 어려웠던 에피소드는.

“대체로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편인데, 촬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간혹 문제가 생겨요. 주로 온라인상으로 모델을 섭외하다보니 촬영 당일에 ‘펑크’를 내는 분들이 있어요. 약속시간이 지나서 나오지 않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 지금까지 찍은 사진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역시 ‘무중력 샷’으로 불리는 그 사진이죠.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도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촬영에 부스트를 내는 계기가 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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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은송(고창여고 3) TONG청소년기자 1기

사진제공=김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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