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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한수진의시사전망대] "中외교가 연출? 신냉전 복선 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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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SBS 김아영 기자 &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한수진/사회자:

라오스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 ARF의 의장 성명 채택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우리와 북측에 보여준 냉온탕 전략을 볼 때 이번에는 결코 물러설 수 없다, 이런 분위기가 느껴지는데요. 미국도 가만있을 리가 없겠죠. 그래서 지금 친미 연합군 대 친중 연합군의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그런 보도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라오스 현지에서 취재 중인 SBS 김아영 기자와 ARF회담 뒷이야기 좀 들어보고요. 이번 회담 이후에 우리의 외교적인 숙제는 무엇인지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과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라오스 현지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아영 기자?

▶ SBS 김아영 기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취재에 수고가 많으신데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오랜 침묵을 깼던데요. 언제 입을 여나 관심을 끌었는데 예상대로 핵 관련 발언을 했어요?

▶ SBS 김아영 기자: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일 때문에 저도 라오스 왔는데 리용호 외무상 계속 따라다녀도 좀처럼 입을 떼지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어제 저녁에 ARF회의가 끝나고 한 10분 정도 듣기 힘들었던 외무상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발언 내용은 예상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것 같고요. 남조선은 계몽할 준비가 안 돼 있다. 미국을 향한 메시지가 주를 이뤘는데 대북 압박 정책을 바꾸라는 주장입니다. 미국이 우리를 적대시하니 한반도 정세가 나빠지는 거다. 비핵화 같은 경우도 미국이 날려버렸다. 이렇게 주장을 했고요. 또 추가 핵실험을 하는가 마는가는 전적으로 미국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고 했는데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 같은 발언으로 읽혔습니다. 또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라면서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을 해서 기자들이 그러면 어떤 게 위협이 아니냐, 되물었거든요. 맞받을 논리는 준비하지 못했다고 봐얄 것 같은데, 물론 해석이 엇갈릴 수 있겠지만, 이 질문엔 별다른 답을 않고 난감한 듯이 웃음을 짓기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ARF 기간 동안 특히 왕이 외교부장 중국의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서 이른바 연출 외교다, 이런 말까지 나왔는데요. 현지에서 직접 취재하고 있는 김 기자가 느끼는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 SBS 김아영 기자:

쉽게 말해서 작심했다, 이렇게 표현하면 될 것 같은데요. 사드 배치를 결정한 한국 우리 메시지는 이거니까 제대로 가라, 마치 이런 식이라고 할까요. 한중 회담 때 왕이 부장 표정이 상당히 굳어 있었잖아요. 그런데 사실 회담 직전 표정은 그렇지 않았거든요. 중국 측 관계자들끼리 담소도 나누고 왕이 부장이 오히려 가볍게 웃기도 했었고요.

그런데 윤병세 장관이 회담장에 나타나자마자 표정이 확 바뀌었습니다. 조금 전까지 사담은 웃으면서 얘기를 나누다가 굳은 얼굴로 표정 관리를 한 건데 그 자체가 강력한 외교적 메시지라는 얘기죠. 실제 모두 발언도 외교적으로 안 쓰는 표현들, 양국 관계에 손해를 끼쳤다거나 거친 표현들을 줄줄이 쏟아냈고요. 순차 통역도 없이 한꺼번에 몰아치듯이 발언한 점 또 한국의 요청에 의해 만나게 됐다, 이런 사실도 공개적으로 밝혀버렸거든요. 한국 기자단에도 원래는 회담을 공개 안 하겠다고 하다가 돌연 공개를 했는데 이건 우리가 불쾌하다는 걸 촬영을 해라, 기사로 써라, 이런 메시지가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의례적인 말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던 윤 장관도 많이 당혹스러웠겠는데요?

▶ SBS 김아영 기자:

네. 그렇게 보실 수도 있는데 그러니까 사드 배치 결정 이후에 처음 만났으니까 중국이 당연히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서 반발할 거라는 건 외교단도 예상을 했겠죠. 외교가 일각에서는 그래서 예상했던 것보다는 오히려 덜했다, 이런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도 중국 반발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한 흔적들이 보이는데 고사성어들을 미리 준비해 갔거든요. 대비를 한 거죠. 추신지불, 전초제근. 장작불을 빼면 불을 식힐 수 있고, 풀을 근원적으로 제거하려면 뿌리를 뽑아야 한다. 그러니까 사드 배치에 중국이 이렇게 반발하지만 뿌리를 뽑으려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런 얘기죠. 그러니까 중국이 북한 감싸지 말고 사드 배치의 원인이 북핵이니까 대북 공조 압박을 느슨하게 하지 말아라, 이런 메시지가 있었던 거죠.

▷ 한수진/사회자:

반면 북중 외교 장관 회담에서는 왕이 부장이 리용호 외무상 어깨도 두드리면서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 SBS 김아영 기자:

네 그렇죠. 마치 오늘의 한컷 이렇게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왕이 부장이 문밖까지 마중을 나와서 등을 감싸면서 회담장 안으로 안내를 하면서 들어갔거든요. 문이 닫히기 전에 두 사람이 마주보면서 미소를 주고받는 모습도 목격이 됐는데 방송 화면상으로는 이 모습이 오히려 상세하기 잡히지 못해서 저희는 좀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유가 있습니다. 북중 회담이 막 시작하려니까 중국 측에서 갑자기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한국 촬영 기자 사진 기자 두 사람을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어요. 급하게 들어가서 촬영을 시작하는 그 사이에 두 사람이 미소를 주고받는 모습이 목격이 됐거든요. 북한과 중국 양자 회담인데 한국 언론에 굳이 왜 공개했을까 생각해보면 답은 뻔합니다. 북중 관계 개선 분위기를 한국이 제대로 보고 느끼라는 건데 결국은 이런 방식으로 한국에 사드 배치를 철회하라, 이런 압박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셈이죠.

▷ 한수진/사회자:

북한 측 분위기가 상당히 고무적이었겠어요?

▶ SBS 김아영 기자:

사실 왕이 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도착할 때 한 비행기 타고 내렸고 숙소도 같은 곳이고 분위기 감지는 좀 됐었습니다. 외교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북측으로써는 호재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북한의 고립 처지는 이번에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외교 장관들이 캐주얼한 복장을 입고 만찬장에 참석하는 행사가 있었는데 지켜보니까 리용호 외무상은 거의 나홀로 식사를 했습니다. 여기서 왕이 부장이 있기는 했지만 특별히 스킨십은 없었던 것 같고요. 존 캐리 미 국무부 장관 같은 경우는 반대편 리 외무성 자리로 성큼성큼 걸어가서 딱 리용호 외무상만 빼고 양옆 주변으로 다 인사를 아주 다정하고 편하게 인사를 나눴거든요. 북한이 끌어안기 행보를 했을지는 모르겠는데 한쪽에서는 도발로 인한 고립 메시지는 분명히 재확인 했을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SBS 김아영 기자: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까지 SBS 김아영 기자였습니다. 계속해서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과 말씀 나눠보죠. 홍 박사님?

▶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의장 성명 채택 어떻게 된 거예요?

▶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작년이나 재작년도 회의 끝나고 4일 이후에 나왔습니다. 특히 의장 성명이 ARF의 꽃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총의로써 합의에 의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의장국이 각국 외무장관들이 한 내용들에서 반대가 없는 내용만 모아서 그러니까 의장국이 임의로 하는 거죠. 그래서 의장 성명이 나오는데 이것은 구속력도 없고. 그런데 작년이나 재작년도 그렇게 늦게 나온 이유가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인 남중국해 문제 때문에 그렇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국제상설재판소 판결도 있어서 더 미중 간의 경쟁이 더 심해졌기 때문에 의장 성명이 아마 오늘도 나오기 어렵지 않을까. 작년 재작년 4일 이후에나 나왔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폐막을 하고도 지연 채택되는 경우가 지난해에도 있었고 지지난해에도 있었다는 말씀이시고요. 어쨌든 의장 성명을 둘러싸고도 신경전이 상당했던 것 같아요?

▶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그렇죠. 무엇보다 남중국해 문제가 사실 북핵 문제나 사드 배치 문제보다도 더 첨예한 상황인데 여기에 미국은 자신하고 가까운 일본이나 호주를 동원하고 그리고 중국하고 해양에서의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이나 베트남 이런 나라들을 앞세워서 국제 상설재판소의 판결을 따라서 국제법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자 라는 걸 넣고 싶은데 또 아세안 내부에 중국이 워낙 경제력이 강해서 특수한 관계를 갖고 있는 캄보디아나 의장국인 라오스, 미얀마까지 이런 나라들이 중국하고 가깝기 때문에 중국의 편을 들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게 어렵고 사실 우리가 제일 우려하는 건 사드배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사드 배치는 동북아의 전략적 안정을 훼손한다, 이런 정도의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중국과 러시아가 주장했기 때문에 이것이 들어가느냐가 우리가 관심이 제일 큰 건데 이건 사실 들어가기 어렵지 않을까. 왜냐하면 다른 사드 배치를 찬성하는 나라들도 꽤 많기 때문에 이견이 많아서 어려울 것 같고요. 또 하나 큰 관심사는 북핵 문제에 대해서 북한이 계속적으로 도발해오고 아직도 도발 의지를 하고 있는데에 대해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는 내용. 이것이 들어가느냐의 여부인데 대체로 볼 때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해야 하고 평화적으로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런 정도의 내용이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결국 외교 성적표는 의장 성명이 나와봐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쨌든 이번 회의 전반적으로 볼 때 외교전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어디가 우위에 있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작년하고 재작년하고 비교해 본다고 하면 지금 사드 배치 발표가 난 직후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의 기세가 등등하고 또 앞에 특파원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북중 관계가 개선되는 모양이 적어도 연출 차원이더라도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 여부가 북한에 대한 압박의 핵심 중의 핵심인데 북중 관계가 이렇게 좋아진다고 하면 이것이 조금 어려워지지 않겠나, 우려가 우리가 갖고 있다는 거하고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가 들어가면 이건 절대로 안 된다는 우리가 수세에 처했다는 것. 이런 걸 볼 때 작년이나 재작년보다 확실히 우리가 외교적으로 우리의 입지가 약해진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듭니다.

또 하나는 미국의 대중 견제나 압박이 예전보다 더 심해졌기 때문에 그거와 함께 동북아에서 미중 간의 갈등이 더 첨예해지는 것이 한반도 정세에 사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없는 거거든요. 북핵 문제가 해결되려면 6자회담 6자가 다 공동으로 합의해야 진전이 있는데 미중간 갈등과 미러 갈등에다가 중일 갈등 한중 간까지 안 좋기 때문에 북핵 문제 해결 사실상 지금 기대하기 어려워지지 않나 생각되고요. 그 다음에 대북 제재 공조는 사실상 어려워진 게 아닌가. 물론 중국은 국제 사회에 책임 있는 강대국으로써 자신들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충실히 지킨다고 하겠지만 그건 말로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북중러 대 한미일 이런 구도의 신냉전이 시작됐다, 이렇게 이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봐도 될까요?

▶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그 시초가 되고 있는 건 분명하고요. 사드 배치가 아직 되진 않았지만 사드 배치가 내년 말까지 된다고 하면 그때까지 한중 관계가 미중 관계 미러 관계 별로 안 좋을 것 같고요. 중국이 우리를 어떻게 제재하느냐, 우리가 반발의 수위가 문제인데 중국이 공개적으로 무역 제재를 가하진 않겠지만 지자체 교류라든지 아니면 우리가 WTO같은 데 항의하지 못할 수준의 무역의 제재 같은 건 상당히 이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신문 보니까 화장품 같은 거 한국 화장품 기준을 어겼다든지 이런 식으로 해서 중국 소비자들로 하여금 한국 제품 불매 운동 같은 걸 조장하는 형식이라든지 세관이라든지 항공 물품 통관에 있어서 문제를 삼는다든지 이런 자잘한 거지만 한국과 중국 간에 거래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개개 기업들에는 상당한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우리 정부의 대응책이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 정말 궁금해지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과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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