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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긴급사업으로 추진된 대북확성기 사업 공염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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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성능평가 미실시 11월까지 전력화 힘들 듯

파이낸셜뉴스 지난 4월 단독으로 약 183억원 규모의 대북 심리전 확성기 사업과 관련된 입찰 불공정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 제기 당시 국방부 심리전단은 입찰과정상 보완할 점은 있었지만 입찰과정은 공정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대북 심리전 확성기 사업 입찰과정이 ‘특정업체 밀어주기’와 ‘원가부풀기’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급하다는 핑계로 비리 덮히나
대북 심리전 확성기 사업은 올해 11월말 까지 고정형 24대와 기동형 16대를 도입하는 사업이다. 사업 규모는 기동형 확성기 76억7376만원, 고정형 확성기 약106억7160만원으로 총사업비가 약 183억원 규모의 큰 사업이지만, 국방부 심리전단은 4월4일 긴급공지로 입찰공지를 올렸고 단 10일 만인 같은 달 14일 입찰신청을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대북 심리전 확성기에 대한 '사전성능평가(BMT)'없이 긴급공지로 확성기 제조업체가 아닌 음향 솔루션 업체인 M사가 낙찰돤 것은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최근 국방부 검찰단도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업 입찰이 객관적인 수치로 평가하라는 국방부 훈령에 어긋나는 정성적 평가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입찰과정에서 단독 낙찰된 M사가 원가를 부풀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방산 전문가는 “군 당국이 시장 가격을 조사하지 않고, 높은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은 국가계약법 위반”이라며 “부품가격 80억과 인건비 등을 합한다면 약 100억원 정도 원가를 부풀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방송통신 관련 종사자들은 “M사는 방송관련 솔루션을 제공하거나 방송관련 부품과 제품을 수입하는 회사”라면서 “M사가 군에 제시한 입찰제안서에 기록된 부품들은 미국제 제품에 국산화를 의미하는 ‘KR'표기만 추가했을 뿐 미국제 제품을 조합해 고출력 확성기를 납품하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 종사자들은 “국가 계약법상 국산 제품이 입찰 우선 대상임에도 M사가 선정된 것은 국계법 위반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전문가는 “국가 계약법상 수입제품에 대해서는 수입필증, 국산제품의 경우 정품확인서가 필요하다”면서 “M사는 이러한 구비조건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M사 관계자는 "회사차원에서 답변하기 어렵다. 국방부를 통해 확인해 달라"고 말했다.

확성기 성능도 떨어져 전력화 차질 우려
심리전단은 "고성능 확성기의 요구도를 충족하는 제품이 없기 때문에 사전성능평가 없이 대리점 현황 및 조달우수 평가 등을 충족하는 M사를 낙찰업체로 선정했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다.

방송 통신 전문가는 “기동형 확성기의 경우 이미 지난해에 타 업체가 납품을 해왔다”면서 “군이 지난 4월에 올린 입찰 제안요청서의 충족요건은 오히려 기존 제품보다 더 낮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전문가는 “이미 군에 납품이 된 기동형 확성기 입찰에서는 시제품 테스트를 통해 검증이 된 업체만 입찰 참여가 가능했다”면서 “심리전단의 설명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긴급공지를 올릴 정도로 시급한 사업이 사전성능평가 없이 진행돼 부실로 치닿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방산 전문가들은 “긴급공지라 하더라도 실제 운용될 장소에서의 사전성능평가는 중요하다”면서 “사전성능평가를 통해 사업이 성공한 GOP 과학화장비, 해안 복합감시 장비 등과 달리 사전성능평가 없이 진행된 한강하구 경계장비(소나)의 경우 충족요건인 8km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대북 심리전 확성기는 입찰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7월 중으로 성능평가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군 당국은 M사와의 계약을 해제해야 한다.

한편, M사의 대북 심리전 확성기의 성능평가가 지난 달 28일 이뤄졌지만, 충족요건에 크게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서는 “또렷히 방송이 들려야 하는 거리가 10km 이지만, M사의 확성기는 가청거리가 3km에 그쳤다”면서 정상적 전력화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성능평가는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구체적으로 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대북 심리전 확성기 사업에 낙찰업체로 선정된 M 사는 1984년 국군보안사령부로부터 군납적격업체로 선정됐으며, 병역특례업체로도 선정된 바 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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