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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내일 추경안 국회 제출] 작년 추경 못쓴돈 6000억…올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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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실제 집행되기까지 시일이 촉박해 지난해처럼 상당액이 불용처리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조선업 등 기업 구조조정과 일자리 창출 등의 명목으로 10조원이 넘는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지만 졸속 편성으로 세금 낭비가 또 다시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실업 대책이라는 절박한 사안에 대한 긴급 처방 차원의 추경인 만큼 취지에 맞게 신속 정확하게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올해 추경안 국회 제출 시점이 작년보다 한 달가량 늦어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못한 채 편성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럴 경우 불용 처리 사례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가뭄 등에 대응하기 위해 11조원 이상의 추경을 편성했다. 실제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2015 회계연도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추경예산 6조764억원에 대한 집행률은 89%로 5996억원이 불용 처리됐다. 다시 말해 약 10% 수준인 6000억원 가량이 쓰지 못한채 묶여있는 셈이다. 주먹구구식 예산 편성과 집행 계획이라는 지적이 있었던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추경 불용액 상당수가 서민 생활과 직결된 사업이었다는 점이다. ‘서민생활 안정지원’과 관련된 사업 증액 예산 1조2549억원중 33.5%인 4200억원이 집행되지 않아 불용처리됐다.

예컨데 ‘고용보험 기금 구직급여’의 경우 추경 후 증액된 총 예산 6565억원 중 절반이 넘는 3826억원이 사용되지 않았다. 임금피크제에 따른 청년 고용을 돕는 ‘세대 간 상생 고용지원’도 총 123억원 중 약 85%인 105억원이 불용처리됐다. 또 메르스 확산으로 침체된 공연예술계를 지원하기 위해 편성된 공연예술활성화 지원 사업도 총 예산 300억원 중 절반 이상인 164억원이 집행되지 않았다.

특히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었던 함양-울산간 고속도로건설에는 모두 269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지만 869억원이 불용처리됐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급하다고 일단 추경부터 편성해놓고 보자는 식이 되면 지난해 전철을 다시 밟게 된다”며 “정말 필요한 부분에 쓰일 수 있도록 추경의 용도와 규모를 엄격히 제한하고, 기업 구조조정과 일자리 창출이란 목적에 맞는지 중점을 두고 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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