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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POP초점]볼 영화가 '부산행'뿐? 전대미문 흥행광풍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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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POP=이소담 기자]‘부산행’ 전대미문 흥행 돌풍을 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제작 영화사 레드피터)이 지난 20일 정식 개봉한지 5일 만인 지난 24일 역대 최단 기간 500만 돌파 신기록을 세웠다. 이는 역대 흥행 1위 ‘명량’의 6일보다도 빠른 수치다.

‘부산행’은 전대미문 재난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으며, 배우 공유 정유미 마동석 최우식 안소희 김의성 김수안 등이 출연한다.

앞서 칸영화제 호평과 함께 관심을 모았던 ‘부산행’은 좀비 소재를 전면에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애를 잘 버무려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올해 첫 1,000만 영화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하지만 ‘부산행’을 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개봉 전 대규모 유료 시사회로 배급 시장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 ‘부산행’은 개봉 전인 15일부터 17일까지 주말 3일간 유료 시사회를 개최해 정식 개봉일인 20일 이전에 이미 56만 명을 쓸어 담았다. 이에 피해는 고스란히 개봉 중이던 영화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스크린 독과점 논란 또한 불거지고 있다. ‘부산행’은 지난 23일 토요일, 전국 1,785개 스크린에서 1만286회 상영됐다. 24일엔 1,772개 스크린에서 1만46회 상영됐다. ‘부산행’은 ‘캡틴아메리카:시빌 워’가 지난 4월30일 개봉 4일차에 1,990개 스크린에서 1만336회 상영된데 이어 역대 두 번째 상영횟수 기록을 세웠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부산행’은 23일 좌석점유율 66.9%, 24일엔 좌석점유율 64.0%로 50%를 훌쩍 뛰어넘으며 상영관 빈자리를 관객으로 채우고 있기 때문. 높은 좌석점유율과 예매율은 관객이 그만큼 ‘부산행’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에 관객들은 ‘부산행’ 말고는 볼 영화가 없다고 성토한다. 누군가는 ‘부산행’ 말고는 개봉한 기대작이 없으니 ‘부산행’을 볼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부산행’ 말고 다른 영화를 보고 싶은데도 ‘부산행’만 상영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왜 극장엔 ‘부산행’이 KTX 열차 시간표보다 더 빼곡하게 상영시간표를 싹쓸이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 것은 물량공세와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 그리고 스타 캐스팅으로 인한 마케팅 효과를 통해 각 대형 배급사들이 여름 성수기 흥행 시장 점령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1년 동안 본 손실을 여름, 겨울 텐트폴 영화로 충당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

이러한 상황에서 이미 대형배급사와 멀티플렉스 체인의 시장논리에 밀려나 피를 봤던 중소배급사의 웰메이드 영화들은 잘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름 시장에 개봉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누가 누구를 몸사리게 만들었는지, 다시 한 번 곱씹어봐야 할 문제다.

어쨌거나 ‘부산행’은 흥행 질주를 멈추지 않고 있고, ‘인천상륙작전’ ‘제이슨 본’이 오는 27일 개봉해 관객 쟁탈전에 합류한다. 오는 8월3일엔 ‘수어사이드 스쿼드’, 덕혜옹주, 8월10일엔 ‘터널’ ‘국가대표2’가 개봉한다. 여전히 작은 영화는 설 자리가 없다. 첫 주자로 나선 ‘부산행’이 얻어맞는 동안, 과연 후발 주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해진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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