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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현장에서]'옥시제품 아직도 팔리네?'..'반쪽짜리' 불매운동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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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금칙어설정, 프로모션 제외 등 최선다해

그러나 정작 판매자에게 강요는 불가능"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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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오픈마켓·소셜커머스 등 온라인몰이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유통해 전국민적 비판을 받은 영국계 생활용품 기업 옥시제품을 취급하지 않겠다고 ‘불매운동’을 선언한 지 두 달이 지났다. 과연 불매운동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채널에서 옥시제품을 쉽게 검색해 주문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옥시제품이 검색어 상위에 노출되는 등 불매운동을 진행한다고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다. 업체 측은 자사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옥시제품을 제외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개별 판매자의 매매행위를 간섭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G마켓·옥션·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는 옥시제품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대부분 ‘물먹는하마’ ‘옥시크린’ 등 상품명 전부를 입력하면 노출이 안 되도록 금지어 설정이 돼 있지만 ‘습기제거제’ ‘제습제’ ‘하마’ 등 우회경로로 검색하면 해당 제품이 상위권에 노출된다.

현재 소셜커머스 쿠팡의 오픈마켓 서비스 ‘아이템 마켓’에서도 마찬가지다. 욕실 세척제 ‘이지오프 뱅(500ml+500ml)’, ‘데톨 항균비누 모이스처라이징(100g*6)’ 등을 주문할 수 있다.

업체 측은 옥시 관련제품을 금칙어로 설정하고 각종 프로모션에서 제외하는 등 자사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판매자에게 협조를 구하는 작업도 계속 진행 중이다. 그러나 판매자들이 실시간으로 올리는 물건을 모두 관리하기 어렵다는 게 업체들의 속사정이다.

소셜커머스 관계자는 “3~4일에 한 번꼴로 모니터링하면서 옥시제품 판매 중지를 요청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제품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터라 신경쓰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오픈마켓 관계자 역시 “물건이 올라올 때마다 판매자들에게 협조를 요청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최대한 협조를 구해 옥시 제품 판매를 중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불매운동은 유통채널이 옥시 불매운동을 진행한다 해도 판매자의 옥시제품 판매를 완벽히 저지할 수는 없다. 모조품이나 도난물품 등 불법 소지를 지닌 제품이 아닌 이상 판매자의 매매행위를 강제로 중단할 수 없어서다. 특히 이번 불매운동의 경우 국민적 비난을 받고 있는 옥시가 제조한 물건을 겨냥해 도의적인 차원에서 진행되는 만큼 판매자의 적극적인 협조가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판매자에게 이를 기대하기란 현실적으로 힘들다. 결국 불매운동의 최종 성패는 소비자의 의지에 달린 셈이다.

한편 옥시는 가습기 살균자 피해자를 가장 많이 양산한 기업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정부의 조사결과 사망자만 103명, 생존환자 300명 등 모두 403명이 피해를 봤다. 그러나 사태가 불거진 이후 5년간 공식 사과·보상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이에 소비자들은 물론 대형마트·소셜커머스 등 유통업체들까지 옥시제품 발주를 중단하며 불매운동이 빠르게 확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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