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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트럼프 "WTO는 재앙"…미국 철수 방안 검토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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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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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각종 무역기구·협정에서 미국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24일(현지시간) 내비쳤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 됐을 때 국제 무역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거듭 주장해왔지만, 아예 철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는 이날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무역 협정들은 재앙(disaster)이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재앙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도 재앙이다"라며 "우리는 재협상하거나 아예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인터뷰를 진행한 척 토드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세계 경제에 미친 영향을 보라. 투자자들이 동요하지 않나"라고 묻자 트럼프는 "어떤 반응이 있었냐"고 재차 물었다.

트럼프는 이어 "그 일이 일어난 뒤 주가가 올랐다"며 "나는 세계 고위 정치가들 중 브렉시트가 일어날 거라고 얘기했던 유일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억해라. 나는 그들(영국인)이 찬성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나는 그들이 독립을 원한다고 믿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나라에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원치 않을 거라고 봤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WTO에서 미국을 철수할 수 있다는 트럼프의 발언에 우려를 표했다.

미 진보정책연구소의 에드 게르윈 무역정책 애널리스트는 의회전문지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그들(트럼프 진영)은 세계 경제에 전례가 없는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미국을 경기침체에 빠뜨리고 수백만 개의 좋은 직업을 파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의 WTO 철수 발언에 대해서는 "세계 경제로부터 벽을 쌓아 미국을 북한의 경제와 똑같은 상태로 만들겠다는 얘기"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한 "트럼프의 기준에서 봐도 미친 짓"이라며 "중국의 무역 협정 위반 행위를 처벌하겠다는 기존의 입장과 완전히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스콧 린치콤 무역 변호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무역이 복잡하고 지루한 건 알겠지만, 트럼프의 WTO 위협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관련 발언 만큼이나 심각하다. 혹은 더 나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미국을 WTO에서 철수시키는 것은 당연히 세계 경제를 무너뜨릴 가능성이 높고, 미국 산업과 노동자, 소비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 뻔하다"고 덧붙였다.

WTO는 국제 무역 확대와 회원국 사이의 통상 분쟁 해결, 세계 교역 관련 연구 등 역할을 하는 국제기구다. 제2차 세계대전이후 무역 질서를 규제한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를 대체해 1995년 1월 출범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163개 회원국을 두고 있다.

jh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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