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뉴스인사이드] 파나마로 몰리는 글로벌 해운사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통과 가능 크기 1만4000TEU로 커져/ 수에즈운하 이용 때보다 비용 저렴/ 셰일가스 교역 늘면 중동 위축될 듯

세계일보

파나마운하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최단거리(64㎞)로 연결하는 수로로 1914년 완공됐다.

2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태평양과 대서양을 관통하는 데 파나마운하를 이용할 경우 남아메리카를 돌아가는 것보다 운항거리를 1만5000㎞가량 줄일 수 있다. 운하를 통과하는 데에는 평균 9시간이 소요된다. 파나마 정부는 2007년부터 5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이번 운하 확장 공사를 추진했다. 6월 새 운하(제3 갑문) 개통 뒤 운하의 이용 가능 용량은 2배로 증가했다. 하루 10~15척의 대형선이 신규 갑문을 이용해 통항하고, 소형선이 기존 갑문을 이용하는 형태의 운영을 통해 통항 가능량을 늘렸다. 통항 가능한 선박의 크기도 컨테이너선 기준으로 기존 5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규격 컨테이너 1개)급에서 1만4000TEU급으로 커졌다.

세계일보

앞서 지난해 8월 확장한 이집트의 수에즈운하도 용량을 2배 가까이 늘린 바 있다. 수에즈운하는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로의 35㎞구간을 병렬 확장했다. 이후 통행량이 기존 하루 50회에서 97회로 증대됐다. 하지만 파나마운하 개통으로 수에즈운하는 위기를 맞았다. 과거 해운업계에서는 아시아∼미동부 노선을 갈 때 긴 항로이지만 최대 통과가능 선박 크기가 1만2000TEU로 옛 파나마운하보다 컸던 수에즈운하를 경유했다. 대형 선박을 이용한 대량 운송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에즈운하는 그러나 파마나운하 확장 개통으로 이러한 강점을 상실했다. 업계에서는 점차 세계 선박 97%가 수에즈운하나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 등을 거치지 않고 파나마운하를 통해 운항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미국 동부지역에서 생산된 셰일가스의 아시아 수출길이 열리면서 가스선 건조 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수에즈운하 통항량이 감소하면 인근의 중동 국가는 위축을 감내해야 한다. 글로벌 물류 시장의 권력 이동이 시작된 것이다.

나기천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