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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말라위서 코끼리 500마리 ‘이송 대작전’…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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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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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말라위에서 야생 코끼리 500마리를 이주시키는 사상 최대 규모의 이송 작전이 시작됐다.

동물보호단체 아프리칸 파크스는 말라위의 리원데와 마제테 두 곳의 야생보호구역에서 서식하는 코끼리 중 500마리를 은코타코타 야생보호구역으로 옮기는 작업을 21일부터 시작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최근 리원데와 마제테 구역에 터전을 잡기 시작한 사람들이 코끼리의 영토에서 농사를 짓거나 사냥과 낚시를 하면서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리원데 구역에서는 최근 5년간 40명이 코끼리에게 죽임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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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들은 450km 떨어진 은코타코타 야생보호구역으로 옮겨져 살아가게 된다. 이 곳은 최근 20년 동안 이어진 밀렵으로 코끼리 수가 1500마리에서 100마리 이하로 급감했다. 새로 옮겨진 코끼리들은 기존에 살던 코끼리들과 함께 코끼리 생태계 복원에 나서게 된다. 아프리카에는 20세기만 해도 코끼리가 500만 마리나 있었지만 무분별한 상아 사냥 탓에 지금은 47만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2010~2012년에만 10만 마리가 사냥꾼 손에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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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칸 파크스는 이달 초 92마리를 먼저 옮긴 뒤 내년 9월까지 500마리를 모두 이주시킬 예정이다. 코끼리는 몸 길이가 최대 7m에 달하고 무게가 6t까지 나가 헬기와 거중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야 한다. 헬기에 탄 사람이 마취제를 총으로 쏘아 코끼리를 잠재우면 지상에 있는 이들이 달려가 코끼리의 발목을 끈으로 묶는다. 그 다음 거중기로 코끼리를 들어올려 트럭에 실은 뒤 450km를 달려 새로운 터전으로 이송하는 방식이다. 트럭에는 지푸라기를 깔아 편안한 여정이 되도록 배려했고 코끼리가 평소 눕던 방향으로 눕혀 질식을 방지했다. 코끼리의 큰 귀로 눈을 덮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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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까리는 따로 이송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세웠다. 새 거처로 옮겨지기 전 눈을 뜬 코끼리를 가족끼리 다시 만나게 해 유대감을 느끼게 하려는 배려다. 아프리칸 파크스의 케스터 빅커리 대표는 “이전에도 코끼리를 옮겨본 적이 있는데 엄마 코끼리가 마취에서 깨자마자 가장 먼저 찾는 건 자녀 코끼리였다”고 말했다.

이번 이송 대작전에는 160만 달러(약 18억2000만 원)가 투입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기반을 둔 비영리단체 아프리칸 파크스는 네덜란드 우체국 복권 측과 워싱턴 비스(wyss) 재단에게 후원받아 비용을 충당했다. 빅커리 대표는 “아프리카가 점점 개발되고 야생구역이 줄어들면서 코끼리 이주는 중요한 보전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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