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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북핵·사드·남중국해 분쟁…6자회담 당사국 ‘외교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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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6일 라오스서 ARF 외교장관회의

동아시아 정세에 어떤 영향 끼칠지 촉각

북 리용호 외무상 다자외교 데뷔전

윤병세 “리용호 만날 계획 없다”



남중국해 분쟁, 북한 핵·미사일 문제,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 논란 등 중대 외교 난제가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와중에 2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제23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열린다. 6자회담 당사국인 남북한과 미국·중국·일본·러시아의 외교장관이 모두 참석한다. 이 회의는 북한이 참여하는 역내의 유일한 안보 관련 다자회의체다. 남중국해 분쟁 와중의 중국 대 미·일 갈등, 사드 배치 결정을 둘러싼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 구도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 국제공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가 핵심 관심사다. 이번 회의는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의 향방에 영향을 줄 ‘외교전쟁’의 장이자, 한·미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발표 이후 대북 공조의 이완 여부를 가늠할 시금석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3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연쇄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러 라오스로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들한테 “이번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선 북한 핵 문제와 미사일 위협, 남중국해 문제의 이해 관련국 간 긴장과 갈등이 집중 논의되리라 예상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미국·일본·중국 등 10여개국과 양자 회담을 예정·추진 중”이라며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중요 사안임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 장관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협의·접촉 여부와 관련해 “다자회의니까 회의 중에 마주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현재 계획하고 있는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따로 시간을 내서 리용호 외무상과 만나 협의할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제7차 노동당대회(5월6~9일) 직후 외무상에 오른 리용호 신임 외무상은 중국을 거쳐 24일 오후 비엔티안에 도착해, 취임 뒤 첫 다자외교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 <교도통신>은 23일 리진쥔 주북한 중국대사가 평양국제공항(순안공항)에서 리 외무상 일행을 배웅했다고 평양발로 전했다. 북한을 대하는 한국과 중국의 태도가 사뭇 다르다.

리용호 외무상의 행보와 관련해선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양자 접촉을 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미 국무부는 “접촉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실제 어떨지는 지켜볼 문제다. 지난해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선 이뤄지지 않은 북-중 외교장관회담이 성사될지도 주목거리다. 핵·남중국해·사드 문제가 착종된 복잡한 동북아정세 변화에 북-중이 어떻게 대응하려는지 가늠해볼 만남이어서다. 북한 외무성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참석에 앞서 최근 평양 주재 아시아 국가 외교대표들을 상대로 ‘정세통보모임’을 세 차례(6월28일, 7월11일과 19일) 진행하는 등 대아시아 외교를 강화해왔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 뒤 발표될 의장성명에 담길 북핵 문제 관련 문안 내용도 관심사다. 정부는 남중국해 분쟁과 사드 배치 논란의 부정적 여파뿐만 아니라 북한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라오스가 의장국이라는 사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엔티안(라오스)/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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