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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11배 비싼 외제 보청기, 성능 '꼴찌'..공정위 '개선권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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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의뢰 소비자단체, 국내·외 7개 제품 성능평가

스타키·포낙·지멘스, 최대 11배나 비싸

배터리 시간·잡음 시험서 후순위, 국산에 밀려

소비자단체 "보청기 피해상담 증가..각별히 주의해야"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국산보다 비싼 외국산 보청기가 성능은 국산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문제를 지적 받은 사업자와 관계부처에 개선을 권고하는 행정조치를 내렸다.

24일 (사)소비자시민모임이 공정위 의뢰를 받아 귀걸이형 보청기 7개 제품의 성능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스위스·미국·독일 브랜드 제품의 가격이 최대 11배나 비쌌지만 보청기 전지수명 시간, 잡음 시험에서 최저치나 후순위 평가를 받았다.

스타키코리아(스위스·모델명 Starkey Ignite 20 Power Plus), 포낙(미국·Baseo Q15-SP), 지멘스(독일·Intuis) 제품은 홈페이지 등에 표시된 판매가가 각각 180만원에 달했다. 이는 리오네트(일본·HB-23P) 제품의 판매가(19만원), 딜라이트(한국·Delight-B2·34만원), 대한보청기(한국·STAGE ISG273-V·120만원), 오티콘코리아(덴마크·Get, BTE P 13 STG·170만원) 제품보다 비싼 가격이다.

실제 구매가를 비교해도 스타키(162만원)·포낙(150만원)·지멘스(100만원) 제품이 리오네트(14만2900원), 딜라이트(34만원), 대한보청기(60만원)보다 최대 11배나 비쌌다.

그러나 가격 대비 성능은 신통치 않았다. ‘보청기 전지의 사용시간’ 시험 결과 스타키 제품은 최저치(135.42시간)를 기록했다. 딜라이트 제품이 최대치(413.33시간)를 기록했고 지멘스(407.89시간), 대한보청기(369.05시간) 순이었다. 포낙 제품은 271.93시간에 그쳤다.

보청기 잡음을 측정하는 등가입력잡음레벨 항목 시험 결과 스타키 제품의 잡음(27.4dB)이 가장 심했다. 딜라이트 제품의 잡음(13.4dB)이 가장 적었고 포낙(14dB), 오티콘(17.2dB) 순이었다. 지멘스 제품은 잡음이 18.8dB를 기록, 4위로 밀려났다.

최대출력음압레벨, 전자파 안전 등 나머지 시험 항목에서는 제품별로 뚜렷한 성능 차이가 없었다. 7개 제품 모두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에 따른 성능기준과 비교해 적합 판정을 받았다. 다만 지멘스 제품은 의료기기법에 정한 제조번호·일자 등 제품 표시사항을 모두 누락했고 딜라이트·대한보청기 제품에도 일부 사항이 없었다.

공정위는 표시사항 누락 등 문제가 지적된 사업자와 관계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개선권고를 내렸다. 사업자들은 자진시정 입장을 공정위에 알려왔다. 이유태 소비자정책과장은 “현재로선 소비자를 기만할 정도의 허위·과장광고 혐의로 사업자에 대한 조사를 하기보다는 정보제공 차원에서 접근 중”이라며 “예산이 많이 늘지 않는 어려움이 있지만 미국의 컨슈머리포트처럼 소비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소비자 정책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단체에서는 보청기에 대한 소비자피해 상담이 늘고 있어 구매 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관련 소비자 상담(1372) 건수는 2013년 336건에서 2015년 412건으로 증가했고 ‘품질 불만’ 사유가 2014년 58.7%, 지난해 35%에 달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보청기는 가격부담이 큰 제품임에도 성능·품질 관련 정보 제공이 미흡하다”며 “종합적인 사양을 고려해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 전문은 소비자시민모임 ‘소비자리포트’ 홈페이지(www.consumerskorea.org), 공정위 ‘스마트컨슈머’ 홈페이지(www.smartconsumer.go.kr)에서 볼 수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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