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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TONG] [TONG이 간다] 지금은 대륙시대, 왕대륙에 입덕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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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걸륜, 진백림, 가진동의 뒤를 잇는 새로운 대만 스타가 탄생했습니다. 중국를 오가며 사업을 한 아버지가 지어준 심상치 않은 이름을 가진 ‘왕대륙’이 그 주인공입니다. 그의 인기는 영화 ‘나의 소녀시대’를 통해 시작됐습니다.

왕대륙, 송운화 주연의 영화 ‘나의 소녀시대’는 지난해 대만에서 개봉해 144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대만 흥행사를 새로 쓴 작품입니다.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고, 한국에서도 N차 관람 열풍을 일으키며 4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2008년 개봉, 지난해 재개봉으로 총 15만 8900명이 본 ‘말할 수 없는 비밀’이 한국에서 개봉한 대만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이었는데 2배를 훌쩍 넘긴 수치입니다. ‘나의 소녀시대’에는 어떤 매력이 있기에 이런 사랑을 받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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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녀시대’는 1994년을 배경으로 류더화(유덕화) 부인이 되는 게 꿈인 평범한 소녀 ‘린전신’과 학교를 주름잡는 일진짱 ‘쉬타이위’의 첫사랑 밀어주기 작전을 담은 영화입니다. ‘말할 수 없는 비밀’, ‘청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등 그동안 ‘첫사랑 코드’를 담아낸 영화로 영화팬들의 취향을 저격해왔던 대만답게 이번에도 첫사랑에 대한 향수를 제대로 불러일으켰습니다.

연예인을 좋아하고, 행운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롤러장에서 노는 모습은 그 시절의 한국과 다르지 않습니다. 1994년 추억 소환은 대만판 ‘응답하라 1994’, 첫사랑 스토리는 ‘건축학개론’을 떠오르게 하죠. 여자 주인공은 안경을 벗고 미소녀로 변신하고, 남자 주인공은 ‘꽃보다 남자’의 따오밍스가 떠오르는 츤데레 매력의 소유자입니다. 비슷한 캐릭터, 흥행 코드는 모두 들어있고, 클리셰 덩어리이지만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배우들의 매력은 이 영화를 반짝반짝 빛나게 했습니다.

첫사랑의 아이콘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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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인기의 중심엔 왕대륙이 있었고, 그에게 입덕한 팬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데뷔 후 8년간 무명이었던 왕대륙은 ‘나의 소녀시대’로 현재 대만에서 가장 핫한 청춘스타가 됐고, 아시아 곳곳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구릿빛 피부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이목구비, 소위 한국에서 먹히는 외모는 아닙니다. 왕대륙의 매력을 모르겠다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그 인기를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순정만화에 나올법한 캐릭터 ‘쉬타이위’는 까칠하지만 여주인공 ‘린전신’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남자입니다. ‘린전신’이 무심코 던진 말들도 잊어버리지 않고 섬세하게 챙겨주죠. 이런 ‘쉬타이위’의 매력을 담은 글과 사진, 영상이 SNS에 짤로 돌아다니며 한국에서도 새로운 대만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한국 팬들의 사랑에 깜짝 내한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 5일부터 6일까지 한국을 방문한 왕대륙은 총 17개관의 무대인사를 통해 4천여 명의 관객들과 만났습니다. 영화 개봉 전 홍보성 방문이 아니라 개봉 후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해외 스타가 오는 건 흔한 경우가 아니기에 생뚱맞아 보일 정도였죠. 어쨌든 팬들은 계탄 느낌으로 그를 열렬히 반겼습니다. 방송 출연 NO! 언론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오로지 팬들에게만 집중한 행사였습니다.

한국말 장착은 기본! 하얀 이를 뽐내는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팬들에게 먼저 친근감 있게 다가갔습니다. 급기야 출국 스케줄을 바꾸면서까지 무인 2회를 추가 진행하기도 했죠. 역대급 팬 서비스를 선사한 그는 ‘나의 소녀시대’가 50만 명을 돌파하면 다시 한번 한국을 찾아서 팬들과 만나겠다는 공약을 전하며 한국을 떠납니다.

왕대륙의 특기는 팬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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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에 눈물 흘릴 시간도 주지 않고, 한 달 뒤 왕대륙은 다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요즘 한국 배우들도 한국에 잘 없는데 대만 배우를 이렇게 자주 보다니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이번엔 자비로 무료 팬미팅을 열고, 국내 취재진과 만남을 가진다며 찾아왔습니다. “지난번 한국 왔을 때 ‘나의 소녀시대’가 50만을 돌파하면 재방문 한다고 했는데 아직 50만은 못 넘었다. 그래서 내한을 취소할 뻔했지만(웃음) 아직 영화가 상영 중인 것으로 안다. 한국 팬들에게 다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 팬미팅을 개최하게 됐다.” 하.. 대륙의 팬 서비스란 이런 건가요...

왕대륙은 지난 13일 새벽 1시 한국에 도착했고, 많은 팬들이 그를 보기 위해 공항을 찾았습니다. 왕대륙의 생일인 5월 29일에 맞춰 팬 529명을 초대하는 무료 팬미팅 접수엔 6000여 명이 몰렸습니다. 10대 1 넘는 경쟁률을 물리친 승리자들은 13일 저녁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낮에 열린 기자회견에는 베이비 핑크색 슈트 차림으로 나타나더니 팬미팅에는 열정적인 레드 컬러의 슈트로 갈아입고 팬들 앞에 섰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왕다루입니다.” 서툰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고 팬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보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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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난 왕대륙은 영화 속 ‘쉬타이위’ 이상의 출구 없는 매력을 가진 남자였습니다. 피곤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입동굴을 만개하며 함박웃음을 피웠고 특유의 장난기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쉬타이위’ 캐릭터가 보여준 장난스러운 모습 그대로였죠. 기자회견에서도 특유의 재치로 기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했는데요.

처음 하는 팬미팅이라 긴장된다던 왕대륙은 한국 팬들이 자신에게 ‘비글미’가 있다고 평해 주는 것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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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글미’라는 말이 마음에 든다. 나를 아는 사람들, 전 여자친구도 그렇게 말했다. 내가 강아지 같은 면이 있어서 나를 키울 수 있는 건 굉장히 행복한 일이라고 하더라. 강아지를 닮았다는 말을 좋아하는 이유는 주인 말도 잘 듣고 애교도 잘 부리고 주인에게 충성심 있게 희생하기 때문이다.” 전 여친 얘기를 스스럼없이 말하는 솔직함에 취재진들은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알고 싶지 않은 것까지 굳이 알게 해주고 고~오~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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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팬미팅 내내 팬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눈을 맞춰줬고, 무대에서 멀리 떨어져 앉은 팬을 위해 직접 좌석에 뛰어드는 돌발행동으로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팬들은 행복해했습니다. 팬들의 짓궂은 질문에도 솔직하고 재미있는 답변으로 너스레를 떨기도 했죠. ‘가장 길었던 키스 시간?’을 묻는 질문에 “키스는 하고 싶을 때까지 하는 것 아니냐”라고 상남자의 매력을 드러내기도 했고요. ‘한국 여자와 결혼 가능하나’는 질문에 “가능하다”라고 답해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나랑 하자”라는 팬들의 외침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구체적인 이상형을 말해줬습니다.

열심히 받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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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길고~ “!”, 피부가 희고~ “!”, 나 엄마 뱃속으로 다시 돌아갈래

이날 현장엔 교복을 입고 온 10대 소녀들도 많았습니다. 10대에 일을 시작한 그는 학창시절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학생들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조언을 빠트리지 않았는데요. “제가 공부를 열심히 안 해서 8년 만에 뜬 거예요. 얼굴이 잘생긴 사람은 너무 많기 때문에 소용없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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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왔다는 10대 팬에게는 “만약 내 딸이 이렇게 연예인을 쫓아다닌다면 다리를 분질렀을지도 모른다”라고 장난스러운 말로 미래 딸바보를 예약했습니다.

박신혜의 축하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는데요. ‘나의 첫사랑’이라며 SNS에 사진까지 올렸던 박신혜가 보내온 팬미팅 축하 영상에 “와~ 와~”를 연발하고 다리를 동동 구르며 순수한 소년 같은 매력을 뽐냈습니다. 물론 객석에서는 팬들의 질투 어린 시선과 통곡의 소리가 들렸지만요.(흐지ㅁㄹ 진ㅉ)

서툰 한국어로 드라마 ‘태양의 후예’ OST ‘Always’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송중기가 지난 대만 팬미팅에서 ‘나의 소녀시대’ 삽입곡 ‘소행운’을 부른데 대한 답가인 걸까요. 그는 “이거 듣고 절 떠나시면 안 돼요”라고 말했지만 팬들에게는 그 어떤 순간보다 감미로운 시간이었습니

왕대륙 노래 감상하시죠~

팬미팅의 백미는 스타와 팬이 함께하는 시간이죠. 왕대륙의 서비스는 정말 왕이었습니다. 추첨을 통해 무대로 올라온 팬과 함께 ‘1분 데이트’ 시간을 가졌습니다. 연인 상황극을 펼치며 음식을 먹여주고 포옹을 해줘 뽑히지 못한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팬드과 ‘나의 소녀시대’의 한 장면을 재현하기도 했고, ‘소행운’을 함께 부르기도 했습니다. ‘소행운’을 한국팬 1명 중국팬 1명과 함께 불렀는데 친절한 왕대륙은 두 팬에게 골고루 시선을 주며 애정을 보여주는 섬세한 팬 서비스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해 8시 20분에 끝날 예정이었던 팬미팅은 뜨거운 열기에 9시까지 연장됐습니다. 팬미팅의 마지막은 또 한 번의 역대급 팬 서비스로 끝을 맺었습니다. 팬들에게 깜짝 선물을 주고 싶다며 529명 전원과 1대 1 사진 촬영까지 해준 것입니다. 팬미팅에서 하이터치회, 악수회를 해주는 경우는 있었지만 전원 사진 촬영을 해주는 경우는 처음 본 것 같습니다. 결국 이날의 팬미팅은 밤 10시가 돼서야 마무리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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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사랑의 끝판왕을 보여준 왕대륙, 정말 그에게 입덕 할 수밖에 없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영화 속 모습을 보고 반했지만 실제로 본 후 실망할 수도 있는데요. 얼굴은 열일하고, 잔망스러운 비글미에 끝을 모르는 팬 서비스, 일을 대하는 진중한 태도까지 ‘쉬타이위’보다 더 멋있는 왕대륙이었습다.

최근 영화 ‘교주전’ 촬영을 마친 그는 신작 영화 ‘철도비호’, ‘28세 미성년’ 등의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도 많을 겁니다. 그는 이제 막 꽃 피기 시작한 라이징 스타이니깐요. 왕대륙의 끝없는 매력에 빠진 사람들 덕분에 앞으로도 ‘지금은 대륙시대’, ‘나의 왕대륙시대’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영상=전민선 인턴기자

사진제공=HS E&C, 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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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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