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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달콤한 숙면①] 나폴레옹도 처칠도 수면장애....가볍게 볼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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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수면 무호흡증이 대표적 질환

아이·마른사람도 증상…심하면 교정이나 외과수술 필요

뉴스1

수면장애로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직장인./©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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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 = 프랑스 군인이자 정치가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목이 굵고 짧아 뚱뚱하고 피곤해 보였다. 밤에 수시로 깨어나 일했고 말을 타고도 짧은 토막잠을 잘 정도였다.

나폴레옹은 만년에 잠이 많아지고 판단력이 크게 떨어졌다. 현대의학 기준으로 보면 수면 무호흡증에 해당하는 증상이다.

제32대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도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을 앓았던 역사적 인물이다.

◇코고는 아이 성장·학업에 지장

수면은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깊고 달게 자고 일어나면 피로가 풀리고 기분까지 좋아진다. 수면은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일정한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지켜야 숙면을 유지할 수 있다.

김대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숙면을 하려면 꼭 졸릴 때만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며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낮잠을 잘 때도 시간을 정해 놓고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숙면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이다. 가벼운 질환으로 여겨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면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건강이 나빠진다.

코골이는 보통 기도가 좁아져 발생한다. 숨을 쉴 때 공기가 폐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데 코 입구부터 폐 사이 기도에 좁은 부위가 있으면 공기 흐름이 빨라지면서 소리가 난다.

깨어있을 때는 몸 근육이 긴장해 증상이 없지만 잠들면 긴장이 풀리면서 코골이를 시작한다. 기도가 막힌 정도가 심해 10초 이상 숨이 끊어지면 수면 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보통 코골이는 뚱뚱한 사람에게 많이 생기지만 마른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혀가 크거나 위로 밀려있는 사람도 중력에 의해 혀가 뒤로 밀리면서 기도가 좁아져 코골이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알레르기성·만성 비염, 코가 휘어진 사람도 기도가 막혀 코를 곤다. 나이가 들어도 근육 탄력성이 떨어져 쉽게 기도가 좁아진다.

심한 코골이 증상으로 뇌에 필요한 산소가 부족해져 심장 발작을 일으킬 확률이 정상인에 비해 34%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졸중과 고혈압 위험도 각각 67%, 40% 높아졌다.

코골이는 아이들도 예외가 아니다. 아이들은 편도가 커지는 증상으로 인해 성장과 발육에 영향을 미친다. 깊은 잠을 잘 때 성장호르몬 분비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집중을 못해 학업성적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아이들은 입을 벌리고 자 대부분 코를 심하게 골지 않지만 고개를 심하게 뒤로 젖혀 자거나 움직이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수면무호흡증, 심장병·뇌졸중 위험

수면 무호흡증은 심한 코골이 환자에게 자주 발생한다. 증상은 자면서 코를 고는 사람이 갑자기 컥컥 소리를 내며 숨이 막혀 한동안 숨을 쉬지 않다가 갑자기 '후' 하고 숨을 몰아쉰다.

10초 이상 숨을 쉬지 못하는 상태가 한 시간에 다섯 번 이상 일어나면 수면 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코골이의 5~10%가 이 질환을 앓는다.

수면 무호흡증은 심장병과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잠들다 숨지는 경우도 있다. 숨을 쉬지 못해 몸속 산소가 부족하면 부정맥과 심근경색, 뇌졸중을 일으켜 돌연사 위험을 높인다.

1시간에 수면 무호흡 상태가 20번 이상인 사람이 5~8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6%에 달했다. 사망원인은 대부분 심혈관 질환이었다.

초기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은 생활습관을 바꾸면 예방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코골이 교정 장치와 호흡 보조기를 사용하거나 수술치료를 권한다.

코골이 교정 장치는 코를 골지 못하게 잠을 잘 때 치아에 끼우는 장치이다. 운동선수가 입안에 끼우는 마우스피스 형태로 주로 아래턱을 입 앞쪽으로 내밀게 해 공기가 들어오는 통로를 넓게 확보한다.

호흡보조 장치는 코를 통해 공기를 불어 넣는다. 잠을 잘 때 좁아진 상기도(공기가 드나드는 기관) 안쪽을 공기 압력으로 넓혀 무호흡 증상을 예방하는 치료법이다.

잠을 자기 전에 콧구멍에 가는 관을 집어넣는 방식이다. 이 관을 통해 잠자는 동안 지속해서 기도에 강제로 공기를 밀어 넣는다. 두 장치로도 증상을 좋아지지 않으면 코나 목젖, 편도선 등을 잘라내는 외과수술을 받는다.

외과수술은 축 늘어진 목과 입천장을 줄여주고 단단하게 고정시켜 호흡 통로를 확장해준다. 일반적으로 편도선을 잘라내는 수술을 함께 받는다. 간혹 혀의 뿌리 부분인 설기저부를 부분적으로 잘라내 기도를 넓히는 수술을 한다.

조형주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은 본인뿐 아니라 같이 잠자리에 든 사람까지 괴롭게 만든다"며 "생활습관을 바꿔도 낫지 않으면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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