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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소방헬기사고' 아동 의식 회복…"미소 짓고, 이름도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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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병원 '책임공방' 여전…피해 보상은 '하세월'

연합뉴스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하늘이 도왔는지 딸이 이제는 저 보고 웃음도 짓고, 자기 이름도 말하고 많이 좋아졌습니다."

지난 7일 소방헬기로 이송되던 중 헬기 산소 공급기가 고장 나 산소공급이 중단되면서 의식불명에 빠졌던 10세 여아가 다행히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중환자실에서 딸을 간호하는 A씨는 23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사고를 당한 뒤 의식이 없던 딸이 지금은 자기 이름도 기억하고, 장난을 치면 웃어주기도 한다"며 "하늘이 도운 것 같다"고 딸의 회복 소식을 알렸다.

A씨는 "사고를 당했을 때만 해도 아이가 잘못되는 게 아닌지 너무 걱정했었다"며 "사연이 알려지고 많은 분이 걱정해주시고, 딸도 잘 견뎌준 덕분에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A씨의 딸은 현재 서울 삼성의료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심각했던 폐부종은 점차 좋아지고 있고, 맹장의 염증도 많이 호전됐다.

의료진은 경과가 좋으면 다음 주쯤이면 일반 병실로 나올 수도 있다는 소견을 A씨에게 전하기도 했다.

딸의 건강이 회복되면서 한시름 덜었지만, A씨의 근심은 끝나지 않았다.

딸이 사경을 헤매며 겪었던 '끔찍한' 경험에 대해서 아무도 책임을 지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A씨는 사고 이후 이송에 실패하고 응급실로 딸을 옮겨 추가 치료를 해야 했고, 이때 응급조치에 따른 병원비로 130여만원을 더 내야 했다.

A씨는 정확한 사고원인을 알기 위해 중앙구조본부에 헬기 정비 기록 등을 정보공개 청구한 상태다.

사고 전후 딸의 상태를 알 수 있는 진료기록도 확보해 들여다보고 있지만 평범한 가정주부인 A씨가 감당하기에는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구조본부는 지난 19일 해명자료를 내고 "헬기가 도착하기 전에 환자가 사용하던 산소호흡기의 산소가 떨어졌다"며 병원 측에도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이에 대해 "헬기 고장이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이고, 의료진은 당시 상황에서 최선의 판단을 했다"고 반박하며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A씨는 "구조본부에서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답변을 어제(22일) 오후 회신했다고 들었다"며 "아직 공식적인 조사가 끝나지 않아 후속 조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딸이 어서 빨리 회복되기만 바라고 있다"며 "나머지 문제는 이후에 생각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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