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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20년 지나도 '굳건'…포켓몬은 어떻게 '문화'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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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력의 닌텐도, 부활 노린다] 만화·애니메이션 등 '믹스미디어'…남녀노소 모두 '포켓몬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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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2주 만에 글로벌 다운로드 3000만 돌파. 미국·호주·뉴질랜드 다운로드 1위. 일 평균 매출액 160만달러(약 18억200만원). AR(증강현실)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포켓몬 GO)가 세운 기록들이다. 특히, 일평균 사용시간이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보다 10분 이상 긴 것으로 전해진다.

대박을 넘어 게임업계의 '전설'이 되고 있는 '포켓몬 고.' 이 같은 '포켓몬 고'의 성공은 하루 아침에 얻어지지 않았다. AR(라는 트렌디한 기술이 접목됐지만 그 안에는 수십년 축적된 닌텐도만의 '문화'가 녹아 있다. 포켓몬 고의 열풍의 뒤엔 단순한 기술이 아닌 '포켓몬스터'(이하 포켓몬)라는 닌텐도의 유명 캐릭터 IP(지적재산권)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KT는 이미 2011년에 '포켓몬 고'와 유사한 AR 기반 모바일게임 '올레 캐치캐치'를 선보였다. 그러나 몰입도 부족 등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포켓몬 같은 IP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포켓몬의 첫 등장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닌텐도는 1996년 일본에서 처음 대중들에게 포켓몬을 소개했다. 이야기의 중심은 '포켓몬 마스터'를 꿈꾸는 열 살배기 지우와 전기 공격이 가능한 포켓몬 피카추다. 이 둘이 최고의 포켓몬 마스터로 거듭나기 위해 떠난 여행을 담고 있다.

이들은 여행길에서 포켓몬을 수집하고 성장시킨다. 또 다른 포켓몬 트레이너와 대결도 벌인다. 일종의 판타지 어드벤처물다. 동글동글 귀여운 외모의 포켓몬부터 날렵한 눈매를 자랑하는 카리스마형 포켓몬까지. 포켓몬은 다양한 사람들의 취향을 흡수하며 쑥쑥 성장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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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주인공 중의 하나인 피카츄./ 사진=포켓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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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도 포켓몬에 기대가 컸다. 최초의 포켓몬 비디오 게임인 '포켓몬스터 적·녹'을 출시하면서 닌텐도는 집중적 광고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포켓몬스터 적·녹'의 성적은 7만5000장 주문에 그쳤다. 참담한 결과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치밀한 미디어 믹스 전략으로 결국 포켓몬을 글로벌 IP로 키워냈다. 당시 아이들의 유행을 선도하는 인기 만화잡지에 포켓몬 만화를 선보였고 만화의 인기와 함께 포켓몬 게임의 인기도 조금씩 늘어갔다. 이듬해에는 여자아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애니메이션도 선보였다. 하나의 IP를 가지고 여러 방법으로 대중에게 노출시킨 것.

닌텐도의 전략은 통했다. 포켓몬은 아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사회적 붐을 일으켰다. 포켓몬 인형이 불티나게 팔렸고 포켓몬 카레도 나왔다.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185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포켓몬이 하나의 '문화'가 되는 순간이었다. 닌텐도는 이후 애니메이션 등을 적극 활용해 북미 시장도 공략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닌텐도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포켓몬의 인기를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해 '주식회사 포켓몬'을 설립했다. 월트디즈니의 미키마우스처럼 캐릭터를 체계적으로 키우고 라이선스사업을 일원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닌텐도는 포켓몬 IP를 지금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포켓몬 시리즈는 1996년 게임으로 출시된 후 총 2억4000만장이 판매됐다. 6종의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1997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방영됐다. 영화 또한 16년간 18종이 제작됐다. 오는 11월에는 포켓몬 7세대 게임인 '포켓몬스터 썬·문'도 출시된다. 그 사이 150마리였던 포켓몬 수는 720마리로 늘어났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년간 쌓아온 IP로서의 글로벌 인지도가 포켓몬고 글로벌 흥행에 일차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작용했다"며 "IP의 가치에 다시 한 번 주목해야할 때"라고 분석했다.

이해인 기자 hilee@mt.co.kr,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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