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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남의 일 같지 않죠"...졸려도 달리는 버스 기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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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졸음운전의 무서움을 알려준 영동고속도로 관광버스 연쇄 추돌 사고, 실제 매일 도로 위에서 운전하는 운전기사들은 이 사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관광버스도 고속버스도, 졸려도 졸린 대로 도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강원도에 있는 유명 관광지.

오전부터 버스가 계속 들어옵니다.

이곳 관광지엔 평일이든 주말이든 수백 대의 전세 관광버스가 줄을 잇습니다.

관광버스 운전기사들은 이번 영동고속도로 사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대부분 남의 일 같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관광버스 운전기사 : (저도 졸려서) 그냥 완전히 눈감고 갈 때도 있죠. 잠시 1~2초 정도 정신 못 차릴 때도 있고….]

회사 소속이든 자영업자든 성수기 일감을 위해선 빡빡한 일정을 마다하기 어렵습니다.

[관광버스 운전기사 : 어떻게 보면 지금 한참 성수기니까 회사 입장에선 지금 한참 입금하는(수익을 내는) 게 맞는 건데….]

관광객들이 나간 사이 차 안에서 잠시 눈 붙일 틈이 있지 않겠냐고 물었습니다.

뜻밖의 대답이 돌아옵니다.

[관광버스 운전기사 : 차 시동을 못 거니까. 이 여름날에 시동 안 걸고 차 안에 있어 보세요. (왜 시동을 못 걸어요?) 연료비도 그렇고 회사 차원에서도 항상 GPS 같은 것으로 보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도 그렇잖아요. 5분 이상 엔진 틀지 말라고. 공회전 금지.]

이번에 사고가 난 영동고속도로 현장.

휴가철인 요즘, 시외버스 운전기사에게는 이때쯤 고속도로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보통 목적지까지 하루 세 번 왕복하는데 정해진 시간이 있어 중간에 도로가 막혀 늦으면 쉴 틈도 없이 다시 운전대를 잡아야 합니다.

승객 요구도 마찬가지라 국도로 우회하거나 과속하는 일은 그래서 필수입니다.

[시외버스 운전기사 : 조금만 늦게 출발하면 난리 나요. 시간 없다고 얘기 나오고 빨리 약속 있다고 가야 한다 그러고. 오히려 승객들이 뭐라고 하니까 빨리 가야죠.]

15분간 쉬는 고속도로 휴게소.

승객들이 화장실에 간 사이 기사들은 식당으로 향합니다.

밥한 술 뜨기 바쁩니다.

[시외버스 운전기사 : 여기 차 세워두고 가서 밥도 10분 안에 먹고 와야 하거든요 솔직히.]

정부에서 권장하는 고속도로 졸음 쉼터 역시 버스나 대형차량엔 별 소용이 없습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인근 졸음 쉼터입니다.

애초에 대형차나 관광버스는 이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간이 협소합니다.

[관광버스 기사 : 들어갈 수 있는 데가 몇 군데 없어요. 대부분 승용차 위주로 만들어져서 대형차는 들어가기가 힘들죠.]

쉴 틈도, 쉴 공간도, 쉴 여유도 없는 운송업계.

매년 도로 위 대형 참사가 반복되지만 무리한 운행 또한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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