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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좁은 골목에 '다닥다닥'…쪽방촌 '화재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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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쪽방촌 같은 주거밀집지역은 불이 나면 한순간에 번지고, 또 불길 잡기도 어렵습니다. 소화기 한 대만 있어도 도움이 될 텐데, 형편상 변변히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화재에 취약한 우리 주변을 짚어보는 연속보도, 오늘(22일)은 쪽방촌 상황을 권 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북쪽 불암산 아래 130여 가구가 모여 사는 희망촌입니다.

70년대 청계천 철거민들이 이주해 살았던 동네로, 지은 지 40년도 더 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한 좁디좁은 골목길, 집집 담벼락마다엔 LPG 가스통이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낡은 지붕 사이로 전선이 벗겨진 채 얽혀 있고, 20㎡ 남짓 좁은 집 안에는 연탄보일러와 조리시설이 한 데 몰려 있습니다.

[최인석/노원소방서 : 주택 거리가 1m도 안 됩니다. 화재가 있을 경우에 급격한 연소 확대가 우려가 됩니다.]

소형 소방펌프 차량에 15m짜리 호스 10개를 이어 대비해놨지만,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늘 걱정입니다.

[임달순/노원소방서 : 지역 주민들의 화재 예방 의식이 중요하고….]

집집마다 소화기 한 대씩만 갖춰도 사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자에 불을 붙였더니 바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1분도 채 되지 않아 시뻘건 불길이 치솟습니다.

이때 소화기를 뿌리자 불길은 1~2초 만에 사그라듭니다.

문제는 대부분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주민들에게 대당 2~3만 원 하는 소형 소화기조차 사치품이나 마찬가지란 것입니다.

[최수남/희망촌 주민 : 힘드니까 돈 들어가니까 우선… 그게 걱정이지.]

이런 저소득층에게 소화기를 마련해주기 위해 전·현직 소방관들이 소화기 판매에 나섰습니다.

[허명관/한국소방복지재단 사무총장 : 소화기 판매 수익금을 가지고 현재 저소득층에 소화기를 보급하는 부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유명 화가들도 재능 기부를 통해 뜻을 함께했습니다.

화재 취약 지역에 사는 이웃들에겐 가까운 곳에 있는 소화기 한 대가 소방차 한 대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이용한,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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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란 기자 ji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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