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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수련회서 '얼차려' 초등 2명 부상…학교측 '학대'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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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받은 경찰 "당사자 합의했다"며 조사에 소극적 대응

연합뉴스

부산시교육청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부산에서 초등학생들이 수련회에서 '얼차려'를 받다가 다치는 일이 일어났다.

발가락과 발목 인대 등을 다친 초등 6학년 2명은 현재 1주일이 넘게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2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부산 A 초등학교 걸스카우스반 여학생 23명은 6월 18∼19일 경남에 있는 한 수련원으로 수련회를 떠났다.

학생들은 바다와 갯벌을 체험하고 수상인명구조, 심폐소생술 등을 익히는 1박 2일 코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얼차려'는 프로그램 마지막 날에 일어났다.

바다체험 시간에 휴대전화를 가진 일부 학생이 교관에게 발각되면서 전체 학생에게 '앉았다 일어서기' 등의 얼차려가 가해졌다.

얼차려 과정에서 B 학생은 발가락이 골절되는 상처를 입어 같은 달 21일부터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다른 C 학생은 발목 인대 부분이 늘어나는 등의 부상을 해 같은 달 23일 병원에 입원, 1주일이 넘게 치료를 받고 있다.

해당 학부모의 항의를 받은 학교 측은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수련원 소속 교관이 19일 얼차려를 가한 것을 확인했다.

학교 측은 19일 말고도 입소 당일인 18일에도 '엎드려 뻗치기' 등의 얼차려가 있었던 것으로 학부모 조사에서 드러나자 지난달 28일 부산 연제경찰서에 아동학대 혐의로 이 수련원을 112로 고발했다.

이 수련원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문제가 없는지 경찰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경찰은 "학부모와 수련원 측이 치료비와 보험적용 문제 등에 합의하고 더는 문제로 삼지 않아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라고 밝혀 소극적인 대응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부산 학부모 단체 한 관계자는 "당사자끼리 합의했다고 해서 경찰이 조사를 더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됐다"며 "프로그램과 교관들의 지도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따져 봐야 유사한 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자체 조사를 벌여 프로그램 운영 등에 문제점이 드러나면 수련원 측에 시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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