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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가려니 '안전', 안 가려니 '수수료'… 터키 여행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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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폭탄 테러로 41명 사망한 터키…정부 "여행자제 당부"에 여행자들 '혼란']

머니투데이

터키 이스탄불의 한 건물 위에서 갈매기가 '평화'를 바라는 듯 멈춰 서 시내를 응시하고 있다. 지난 28일 이스탄불의 국제공항인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폭탄 테러로 41명이 사망하면서 여행자들의 여행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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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달 초 아내와 함께 터키 여행 패키지를 예약했던 A(45)씨는 아타튀르크 공항에서의 폭탄 테러 소식을 접하고 일정을 취소하기 위해 여행사에 전화했다가 잔뜩 화가 났다. 여행사가 무조건 수수료 30%를 내야 한다고 했기 때문.

국적기들이 일정 기간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고, 이 패키지의 항공권이 국적기인 만큼 그만큼의 수수료는 빼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그의 주장에도 여행사는 끄떡없었다. A씨는 "어떤 여행사는 환불받는 등 여행사마다 재난에 대한 환불 정책이 천차만별이라 더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2. 같은 기간 프랑스 파리로 가는 항공권을 끊은 B(여·20)씨. 그는 '밤 출발'이라는 이점 때문에 유럽을 가는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터키 항공을 예매했다. 이 항공권은 터키의 아타튀르크 공항을 경유 하는 항공권이다.

그런데 해당 공항에서 테러가 발생하면서 고민이 생겼다. B씨는 "당장 출발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고 현지 숙소 등을 다 예약했기 때문에 안 갈 수는 없다"며 "터키 항공을 취소하고 출발이 임박한 다른 항공권을 찾으려니 가격대가 훨씬 올라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각) 터키 이스탄불의 국제공항인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IS 폭탄테러가 발생해 41명이 숨지고 239명이 다치면서 터키 여행 혹은 터키를 경유 하는 여행을 계획했던 여행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터키 내 테러 발생이 올해만 벌써 48번째고, 특히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인 이스탄불에서는 4번째인 만큼 앞으로 테러가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 예약 취소를 위해서는 비싼 수수료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일부는 불안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강행하는 등 혼란이 가중됐다.

여기에 외교부가 "올해 들어 터키에 연이어 테러가 발생하고 있고,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이 '여행자제' 지역인 만큼 국민들은 여행을 가급적 자제하라"고 밝히면서 여행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

A씨는 "물론 안전이 가장 중요하지만, 사실 테러의 직접적인 당사자가 될 가능성이 너무 적기 때문에 적게는 50만 원, 많게는 100만 원을 훌쩍 넘어가는 수수료가 아까워 그냥 여행을 가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기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국내 상위권 여행사들은 한국에서 여행객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각각 터키행 비행기와 여행상품에 한정해 일정 기간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5일과 8일까지, 두 여행사는 오는 6일까지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예약자들로부터 취소 문의가 잇따르지만 테러 발생일부터 무료 취소일인 오는 6일까지 하나투어를 통해 예약한 사람 수가 46명밖에 안 되는 등 잦은 테러로 터키 여행 시장 자체가 침체된 상황이라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 yoo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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