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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해외축구] '축구 굴기' 중국, 이젠 유럽 구단 쇼핑…'영입으론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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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이탈리아 세리에A의 인터 밀란 등 유럽 구단들이 중국 자본에 인수되고 있다. © AFP=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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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이탈리아 세리에A의 명문 인터 밀란과 AC 밀란이 나란히 중국 거대 자본의 손에 들어갔다. 이제 중국은 감독, 선수들을 자국 리그에 영입할 뿐만 아니라 유럽 구단을 직접 인수하면서 시징핑 주석이 외치는 '축구 굴기(축구를 일으키자)'를 위해 힘쓰고 있다.

AC밀란의 구단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지난 29일(한국시간) "AC밀란을 중국계 컨소시엄에게 팔기로 결정했다. 팬, 선수들과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다. AC밀란에서 지낸 지난 30년은 행복했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축구 매체 칼치오메르카토에 따르면 리예혼 바이두 회장 등으로 구성된 중국계 컨소시엄은 AC밀란 지분 80%를 확보하기 위해 7억5000만유로(약 9590억원)를 지급했다. 이중에는 부채 2억4000만유로(약 3070억원)도 포함됐다.

축구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이제는 놀라운 일은 아니다. 중국은 이미 지난 1월 겨울 이적 시장 동안 세계 축구계를 흔들었다. 그동안 은퇴를 앞두거나 남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데려오던 중국은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알렉스 테세이라, 하미레스, 잭슨 마르티네스, 제르비뉴 등이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중국 슈퍼리그에 속한 16개팀이 겨울 이적 시장에 쏟아 부은 돈만 해도 2억6000만유로(약 33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모든 리그를 통틀어 가장 많은 금액이었다.

하지만 중국은 선수, 감독 영입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 구단들의 지분을 인수, 자신들의 힘을 유럽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부동산 업체 완다가 시작이었다. 완다는 지난해 1월 4500만유로(약 580억)에 스페인의 강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지분 20%를 인수했다.

이후 중국 에너지 업체 CEFC가 슬라비하 프라하(체코), 완구 업체 라스타가 에스파뇰(스페인), 중국 대표 호텔운영업체 보타오가 OGC 니스(프랑스)의 지분을 사들였다.

중국미디어캐피털(CMC)과 중국 최대 국유기업 시틱(CITIC)은 지난해 12월 '거부' 세이크 만수르가 구단주로 있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의 지분 13%를 3억6000만유로(4600억원)에 인수했다.

유럽 명문 팀들도 중국의 자본에 들어갔다. 1874년에 창단해 14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잉글랜드의 아스톤 빌라는 지난 5월 샤젠퉁 회장의 루이캉 그룹에 인수됐다. 샤젠퉁 회장은 올 시즌 챔피언십(2부리그)으로 강등된 아스톤 빌라를 향해 6000만파운드(약 925억원)를 투입했다.

또한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 18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회 우승에 빛나는 명가 인터 밀란도 중국의 가전유통업체 쑤닝에 인수됐다. 쑤닝은 지난 6일 인터밀란의 지분 70%를 2억7000만유로(3450억원)에 인수했다.

여기에 AC밀란까지 중국 기업에 인수되면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두 구단이 중국 자본에 운영되는 상황이 됐다.

이렇듯 중국이 축구 시장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시진핑 주석의 축구 사랑 때문이다. 독일, 네덜란드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축구 이야기를 하고 회담을 위해 영국을 찾아서도 축구장을 방문하는 등 축구에 관심이 많은 시진핑 주석은 '축구 굴기'를 외치면서 중국 축구의 부흥을 바라고 있다.

이에 거부들은 주머니에 있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해외의 유명한 감독, 선수들을 데려왔고 자국 선수들에게도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유소년 축구에 대한 투자는 많지 않았다. 지난 1월 중국 U-23 대표팀은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서 3전 전패로 탈락한 것은 가장 최근의 대표적인 예다.

성인 팀에만 쏠리는 중국의 거대 자본 투자에 대해 많은 우려가 따랐다. 유소년 투자 없이는 시진핑 주석이 꿈꾸는 중국의 2050년 FIFA 월드컵 우승은 이뤄질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해 초중학교에 축구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했다. 또한 2017년까지 축구학교 2만 개를 세워 축구선수 10만명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가 유소년 축구 정책 강화를 발표하자 기업들은 유럽 구단 인수로 힘을 보탰다. 이들이 유럽 구단을 직접 품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선진 훈련 시스템과 지도자를 중국에 접목 시키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예가 완다 그룹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인수다. 완다 그룹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인수하면서 중국 5개 도시에 축구 아카데미 설립하기로 했다. 또한 마드리드에 중국 유망주들이 훈련할 시설을 만들어 국내외서 유망주들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막대한 자본과 유럽의 기술과 시스템이 어우러질 중국 축구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지켜 볼 필요가 있다.
dyk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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