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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생존 몸부림’ 아두치, 안이함이 부른 ‘도핑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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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조형래 기자]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그러나 안이했던 대처가 화를 불렀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선수 짐 아두치(31)는 지난 5월 21일 실시한 한국도핑방지위원회(이하 KADA) 주관 도핑검사 결과 체내에서 금지약물인 옥시코돈 성분이 검출되면서 반도핑 규정을 위반했다. 롯데 구단은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통해서 아두치의 반도핑 규정 위반 사실을 알렸고, 현재 KADA와 KBO의 징계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징계는 1일 발표될 예정이다.

아두치는 지난달 27일, KADA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해 금지약물 검출과 관련해 해명서를 제출했다. 해명서를 통해서 아두치는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완화시켜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한 치료 목적으로 미국에서 진통제를 처방 받아 복용했다”면서 “근육강화 목적의 스테로이드나 호르몬제가 아니기 때문에 복용 가능한 것으로 알았다. 금지약물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소명을 했다. 아두치는 야구 팬과 KBO 관계자들에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어떤 징계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두치는 지난해에도 심한 허리디스크 증세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시즌 초반에는 허리디스크 때문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올해 역시 엔트리 제외까지는 아니더라도 허리 통증 때문에 경기에 뛰지 못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이는 결국 아두치가 미국에서 직접 진통제를 처방받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아두치로서는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아두치의 신분은 외국인 선수다. 매년 새롭게 계약을 맺어야 하는 ‘비정규직’이자 ‘용병’이다. 프로의 세계에서 용병은 성적으로 말해야 했다. 성적이 나온다면 걱정이 없겠지만, 신통치 않은 활약을 펼치면 가차 없이 쫓겨나는 처지였다.

아두치는 지난해 구단 프랜차이즈 사상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효자 외인’으로 거듭났지만, 올해는 ‘계륵’과 같았다. 올 시즌 허리 통증은 물론, 다양한 사유로 결장이 잦았다. 아두치도 자신의 신분을 알고 있었고, 나날이 심해지는 허리 통증을 참아가며 한국 무대에서의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택해야 했다. 풀스윙을 하면서, 전력질주까지 하는 아두치의 플레이 성향상 허리 통증은 극심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서 옥시코돈 성분이 포함된 진통제를 처방받았다. 옥시코돈은 ‘마약상 진통제’라고 불릴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격렬한 몸싸움과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프로레슬링 선수들이 옥시코돈 계열의 진통제를 주로 복용한다. 또한 암환자에게도 이 계열의 약이 처방되기도 한다.

아두치는 해명서에서 “어떤 날에는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힘들고 버스에서 많은 시간 동안 앉아 있는 것이 허리에 고통을 준다. 이런 경우 약을 먹어야만 일상생활을 견딜 수 있도록 해준다”고 밝혔다. 경기는 물론 일상생활조차도 힘든 상황이었다.

생존을 위해서 약에 의지해야 했다. 하지만 안이했던 대처가 문제였다. 아두치가 사용한 것처럼 옥시코돈은 치료 목적의 약물이다.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물과 달리 시즌 개막 30일 전까지 신고를 했을 경우 복용이 가능했다.

결국 금지 약물에 대한 무지, 그리고 구단과 상의 없이 미국에서 처방 받았던 옥시코돈 성분의 진통제를 복용한 부주의함과 안이했던 생각이 화를 불렀다. 외국인 선수에 한해서는 전수조사를 원칙으로 하는 도핑 테스트를 피해갈 수 없었다.

치료 목적의 약물이긴 하지만 어쨌든 아두치는 KADA의 금지 약물 리스트에 올라 있는 약을 복용했고 도핑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생존을 위한 방법이었다고는 하나 징계에 '동정론'은 없어야 한다. KBO와 KADA 차원에서 반도핑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추세에서 아두치의 반도핑 징계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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