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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브렉시트 그 후]① 탈퇴협상 시간 끌며 ‘현상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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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회원국 아니지만 ‘단일시장’ 누리는 노르웨이 모델

③ 조기총선 치르고 정권 교체로 국민투표 무효화 방안

④ EU와 협상 결과 불리하게 나오면 재투표 부칠 수도

영국 4가지 시나리오

영국에서 브렉시트 결정을 후회하는 ‘리그렉시트(Regrexit)’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게다가 유럽연합(EU)과 탈퇴 협상을 벌이는 동안 어떤 변수가 터져나올지 알 수 없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 분석을 통해 영국의 앞날에 대한 시나리오들을 정리해본다.

■노르웨이처럼… ‘이름만 탈퇴’

앞으로 2년간 벌어질 협상에서 영국은 EU 회원국 지위만 잃고 실질적인 조항은 유지하는 ‘노르웨이식 협상’을 끌어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는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유럽경제지역(EEA)의 일원으로 EU 단일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앤드루 티리에 영국 하원 재무위원장은 29일 이민자 통제는 확보하면서 EU 시장에 최대한 접근하는 협상안을 만든 뒤 탈퇴 협상을 시작하자고 했지만 다른 EU 회원국들은 “과실만 따먹을 수는 없다”며 일축했다.

■시간 끌며 ‘장기간 현상유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자신의 뒤를 이을 차기 정부에 협상을 넘기겠다며 시간을 벌었다. 차기 총리가 언제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할지는 알 수 없다.

영국은 시간을 끌 공산이 크다. EU 회원국들도 당장은 영국에 반감을 드러내며 협상을 독촉하지만 27개국의 이해관계를 모두 조율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게 뻔하다. 몇 년 동안은 영국이 EU 회원국이 아니면서 탈퇴를 한 것도 아닌 채 시간이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조기 총선 뒤 국민투표 무효화

2020년 예정된 총선을 앞당겨 실시하고 국민투표를 무효화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도 “영국이 조기 총선을 치르고 친유럽 정권이 집권하면 브렉시트 결정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했다. 총선에서 노동당이 승리하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하지만 브렉시트 민심에서 드러났듯 노동당은 인기가 없고,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총리가 될 거라고 보는 이들도 거의 없다.

■협상은 하되, 재투표 실시

EU와의 협상 결과가 영국에 불리하게 나오면 다시 탈퇴 의사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1992년 덴마크는 EU 조약 체결을 놓고 국민투표를 해서 부결시켰다가, 11개월 뒤 재투표를 해 통과시켰다.

유권자 62%가 EU 탈퇴에 반대한 스코틀랜드가 브렉시트를 막는 것은 가능할까. 지난 4월 영국 상원은 EU를 탈퇴하려면 영연방을 구성하는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웨일스 의회의 승인을 모두 받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결국 연방의회가 결정해야 한다. EU는 스코틀랜드가 잔류를 위해 독자협상을 하는 것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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