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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어떤걸 고를까…상쾌한 하루의 시작, 치약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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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원부터 4만원까지…가격도 기능도 ‘천차만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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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치약이 ‘뷰티템’(뷰티 관련 아이템) 못지않은 주목을 끌고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치약’ ‘#치약계의 샤넬’ 등 기능성이 강화되고 패키지 구성이 특이한 수입 치약 관련 해시태그가 2만건 이상 나돌고 있다. 주로 해외 직구를 통해 구입하는 수입 치약 가격은 5000~4만원으로 천차만별이다.

국내 치약업계도 고기능성 제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는데 2만원대 후반의 고가품도 나왔다. 치약의 종류가 다양해진다는 것은 그 성분과 사용법도 다양해진다는 의미다. 치약 성분에 대한 이해와 자신에게 맞는 치약을 고르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치약제와 목욕보조제 등 의약외품 60여종에 트리클로산이 함유되었다는 내용이 최근 일부 언론에 공개되면서 치약 성분에 대한 소비자들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트리클로산은 치주질환을 예방하는 항균제로 치약과 가글액 등에 사용되고 있다. 트리클로산에 과다 노출될 경우 간 섬유화와 암을 일으킬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트리클로산 함유 제품으로 언급된 치약은 4개로 현재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2011년부터 미국에서 해당 성분의 사용이 금지됐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트리클로산의 사용을 제한하지 않고 있으며, 미네소타주에 한해 오는 2017년 1월부터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달 9일 유해성 논란이 있는 성분을 구강 제품에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의약외품 품목 허가·신고·심사 규정’ 고시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사용 금지 성분에는 트리클로산, 에틸·부틸 파라벤 등이 포함됐다.

일부 사용 금지 처분을 받은 파라벤은 치약의 부패를 막는 작용을 한다. 체내에서 잘 녹지 않고 오랜 시간 잔류해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에틸과 부틸 파라벤은 금지하고 상대적으로 체외 배출이 용이한 메틸과 프로필 파라벤은 허용했다. 파라벤은 한국유방암학회가 ‘2014 유방암백서’를 통해 유방암이나 성호르몬 교란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물질로 분류한 바 있다. 박용덕 대한구강보건협회 총무이사(치의학 박사)는 “트리클로산과 파라벤은 구강 점막을 통해 흡수되거나 섭취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유해물질이라 사용 금지 조치는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네덜란드, 스웨덴 등 선진 국가에서 사용 금지된 프로필 파라벤도 사용량 기준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충치 예방에 효과적으로 알려진 불소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물질로 분류한 성분이다. 식약처는 100g짜리 치약 한 통 기준 불소의 함량을 1500ppm 이하로 제한했다. 실제 사용하는 불소의 양은 1회에 5ppm가량으로 칫솔질 후 잘만 헹궈내면 큰 문제는 없다. 그래도 걱정된다면 불소 양을 500~600ppm 이내로 줄인 저불소 치약을 권한다. 저불소 치약은 만 4~12세 이하의 어린이들도 사용할 수 있다.

치약에는 계면활성제 성분인 소디움라우릴설페이트도 들어 있다. 풍부한 거품을 내 치아를 깨끗하게 세정해주는 작용을 하는데 구강건조증, 위 염증, 피부 자극, 아토피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방부제, 거품제, 인공색소, 인공향, 불소 등을 모두 배제한 저자극성 치약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를 반영해 국내 업계에서도 천연재료 치약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처럼 성분도 기능도 다양한 치약은 어떻게 고를까. 식약처는 치은염이나 치주염 같은 잇몸질환이 염려된다면 염화나트륨(소금), 초산토코페롤, 염산 피리독신 등이 함유된 치약을 쓸 것을 권한다. 치태를 줄이려면 이산화규소나 탄산칼슘, 인산수소칼슘, 치석 제거에는 피로인산나트륨이 들어 있는 치약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기능성 치약의 효과를 높이는 데는 사용 기간이 중요하다. 박용덕 총무이사는 “잇몸, 치주염, 구취제거용 치약은 최소 1개월 이상 꾸준히 써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치아 미백과 시린 이 효과 치약은 최소 2주 이상, 충치 예방 치약은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치약 양은 많이 쓸 필요가 없다. 성인은 완두콩보다 조금 작은 0.5g, 어린이는 0.3g 정도가 적당하다.

치약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루머도 많이 나돈다. 그중에 하나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치약 용기 하단의 컬러 바이다. 검은색 바는 화학성분, 빨간색 바는 화학성분과 천연성분의 혼합, 녹색 바는 천연성분이라는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이 빠른 속도로 퍼졌다. 컬러 바가 치약 색상을 표시한 것이라는 소문도 들렸다. 업체에 확인한 결과 컬러 바는 튜브형 제품을 밀봉할 때 기계의 센서가 위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한 ‘아이마크(eye mark)’로 밝혀졌다. 바의 색상은 기계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성분과는 무관하다.

박 이사는 “치약은 치아 건강에 보조적인 역할을 하므로 구강 내에 남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칫솔질 요령이나 치약 선택보다 입안을 깨끗하게 헹궈내는 것이 치약 사용법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글 이진주·사진 강윤중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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