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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비호 의혹서 철천지 원수로" 터키, IS 전면전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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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9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공항 인근에 있는 경찰병원 밖에서 테러 사망자 어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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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터키 당국은 300명 가까운 사상자를 낸 아타튀르크 공항 테러의 배후로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을 지목했다.

터키에서 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주요 테러는 지난 10월부터 벌써 5번째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터키가 IS와의 전면전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터키는 전면전에 나설까

전문가들은 이번 공항테러가 터키와 IS 사이 갈등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소너 카가프타 미국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연구원은 "IS가 진정 배후에 있다면 이번 테러는 선전포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가프타는 "터키는 여태 IS와의 전면전에 나서는 걸 피해왔지만 이제 IS와 일차전을 벌이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테러는 규모나 영향력, 사상자 수, 경제 수도의 심장부에서 일어났다는 점 등 여러 면에서 사뭇 다르다"면서 "파급력이 상당히 광범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두 세력은 냉전에서 국지전으로, 이제는 총력전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테러를 두고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언급했다.

반면 IS는 전 세계에서 테러를 자행한 직후 자세한 테러 과정을 자랑스럽게 공표해왔지만 유독 터키에 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IS는 터키에서 일어난 대부분의 테러에 배후를 자처하지 않았다.

애런 스테인 미국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 선임연구원은 이같은 행동이 "정치 분열, 터키-쿠르드족 갈등 등 국가 내부 긴장을 조성하기 위한 IS 전략의 일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터키, IS 공습 가능할까

IS에 공습을 진행하던 터키는 지난해 10월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건이 일어난 뒤 러시아와 관계가 급속히 냉각됐다. 이후 시리아 북부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의 영향력을 감안해 IS에 대한 공습을 일시 중단했으며 터키 영공에서 감시·정찰 작전만을 진행하고 있다.

카가프타는 "터키가 러시아의 암묵적 승인 없이 (전면전을) 진행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9일 양국 관계 정상화를 선언했다. 이에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 있는 IS 세력에 공습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터키가 IS와 전면전을 치르더라도 이번 공항 테러와 같은 참극을 원천 봉쇄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미국 자문업체 IHS의 분석가 에케 세킨는 "IS의 역량은 계속해서 향상될 것"이라며 "터키 내부 성전주의자 조직의 크기와 성질을 봤을 때 이들의 테러를 방지하는 일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터키 정부는 왜 IS를 지목했나

이번 공항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세력은 없다. 그러나 비날리 일디림 터키 총리는 테러 직후 "증거가 다에시(IS)를 가리킨다"며 IS의 소행임을 시사했다.

이는 IS가 지난해부터 터키를 주요 테러 대상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미국 보안자문업체 수판그룹은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IS가 발행하는 공식 책자 '다비크(Dabiq)' 11월자 표지에 등장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터키는 이렇듯 자신을 향해 칼을 갈고 있는 IS가 터키의 약점, 즉 여행 산업을 공격하려 한다고 믿고 있다. 터키의 여행 산업은 1년에 300억달러(약 34조원)를 벌어들이고 있다.

세킨은 "이번 테러는 IS에 의해 일어났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성수기인 여름에 앞서 공항을 공격해 터키 경제에 타격을 입히려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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