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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선발 제외' 김현수는 억울하고 박병호는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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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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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호 형, 함께 힘내자고요' 30일(한국 시각) 경기에서 나란히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볼티모어 김현수(왼쪽)와 미네소타 박병호.(자료사진=노컷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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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산 거포' 박병호(30 · 미네소타)와 'KBO산 타격 기계' 김현수(28 · 볼티모어)가 나란히 결장했다. 그러나 완전히 다른 의미다.

박병호는 30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U.S. 셀룰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메이저리그(MLB) 원정 경기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전날 7번 지명타자로 나선 뒤 하루 만에 다시 제외된 것.

김현수도 이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인터리그 원정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대타로도 나서지 않은 가운데 팀은 12-6으로 이겨 7연승을 달렸다.

둘의 선발 제외는 같았지만 이에 담긴 의미는 상반된다. 박병호는 극심한 부진에 따른 것인 데 비해 김현수는 쾌조의 타격감에도 난해한 감독의 전술 탓에 따른 결장이다.

▲'시간이 얼마 없다' 박병호, 안타까운 6월 침묵

박병호는 최근 5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에 빠졌다. 최근 7경기 타율은 1할(8푼7리)도 채 되지 않는다. 최근 30경기 3홈런 9타점을 올렸지만 타율은 1할2푼3리(106타수 13안타)에 불과하다.

올해 박병호는 MLB 타율 전체 최하위에 떨어져 있다. 규정 타석을 채운 168명 중 맨 아래다. 62경기 타율 1할9푼1리로 2할 밑이다. 12홈런 24타점이 위안이지만 안타가 너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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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미네소타 박병호.(사진=노컷뉴스DB)


그러면서 박병호는 6월에만 팀의 25경기 중 7경기에서 선발 제외됐다. 최근 10경기에서는 4경기로 절반에 가깝다. 박병호에게 꾸준하게 기회를 주겠다고 했던 폴 몰리터 감독도 박병호의 거듭된 침묵과 현지 언론의 압박에 선발 명단에서 빼는 횟수가 잦아지고 있다.

물론 휴식 차원의 성격도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주자는 의미다. 딱히 부상 등의 이유가 아니어서 심리적으로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박병호는 시속 150km 중반 강속구에 약점을 노출하면서 상대 집중 견제에 부딪혀 타격감을 크게 잃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부진이 이어지면 곤란하다. 미네소타가 아무리 하위권에 처져 가을야구 희망이 없다 해도 무진장 기다릴 수는 없는 까닭이다. 현지 언론은 박병호의 마이너리그행을 언급하며 들쑤시고 있다. 여기에 박병호의 자리인 1루수, 지명타자도 볼 수 있는 미겔 사노가 부상에서 복귀할 시점도 다가오고 있다.

▲'좌투수에 약하다?' 김현수를 모르는 소리

김현수의 선발 제외는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다. 최근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면서도 팀 사정상 빠지고 있다.

김현수는 전날 시즌 2호 홈런 포함, 2안타 2볼넷 3타점 2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2안타가 홈런과 2루타로 모두 장타였다. 시즌 타율은 3할3푼9리(118타수 40안타), 출루율은 4할3푼1리까지 치솟았다.

그럼에도 김현수는 이날 샌디에이고전에 결장했다. 상대가 좌완 크리스천 프레드릭을 선발로 세우면서 좌타자 김현수 대신 우타자 조이 리카드를 낸 것이다. 이대호(34 · 시애틀)가 겪고 있는 플래툰 시스템이 가동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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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볼티모어 김현수.(사진=노컷뉴스DB)


김현수는 최근 7경기에서 타율 4할1푼7리(24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 출루율 5할1푼7리의 엄청난 성적을 냈다. 그러나 25일과 27일 탬파베이와 홈 경기에 결장했다. 상대가 왼손 투수를 선발로 낸 경기였다.

올해 김현수는 왼손 투수 상대로 안타가 없었다. 우완에는 타율 3할5푼1리(114타수 40안타)였지만 좌완에는 4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팀이 플래툰을 가동할 수 있는 근거다.

하지만 표본이 너무 적다. 4타수는 일반론으로 굳히기에 성급하다. 출루율로만 따지만 김현수는 7타석에서 볼넷으로만 3번 출루해 4할2푼9리다. 우투수 상대 출루율 4할3푼1리와 큰 차이가 없다. 조금만 더 눈에 익히면 때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김현수는 KBO 리그에서 좌투수 상대 타율이 3할2푼9리로 우투수(3할3푼)와 거의 같았다. 2014년에는 오히려 좌완 상대 타율(3할7푼4리)이 우완(2할9푼6리)보다 높았다. 좌완 공략 능력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결국 벅 쇼월터 감독의 다소 이상한 고집 탓이다. 김현수는 스프링캠프 부진으로 구단과 쇼월터 감독의 눈 밖에 났던 이력이 있다. 실력이 있기에 김현수를 기용은 하고 있지만 팀 최고 출루율 선수를 결장시키거나 8번에 배치하는 실정이다.

다만 김현수의 대체자로 시즌 초반 중용됐던 리카드가 최근 페이스가 떨어진다. 이날도 5타수 무안타에 그치는 등 최근 7경기 타율 2할3푼5리다. 김현수가 꾸준하게 상승세를 유지하고 리카드의 침묵이 이어지면 쇼월터 감독도 할 말이 없어진다. 현재로서는 억울함을 견뎌 경기에서 폭발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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