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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주력산업, 중국산이 턱밑 추격…자동차·조선 한국 85%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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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 수출부진 원인 보고서

자동차·조선·반도체 등 우리나라를 ‘수출대국’으로 이끌었던 주력산업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수출 여건 악화 등 여러 악재가 복합작용했지만 한국 턱밑까지 쫓아온 중국에 밀린 탓이 크다. 중국 기업과 경쟁 구도는 앞으로 더 첨예해질 전망이다. 수출 시장 전망도 잿빛이어서 국내 산업 전반에 걸친 대대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29일 ‘주력산업의 수출부진 원인과 구조조정 방향’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 감소 중인데 특히 주력산업 감소폭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총수출은 8.0% 줄어들었는데 주력산업은 9.6% 감소했다. 올 상반기도 총수출이 10% 줄어들 동안 주력산업은 11.8% 떨어졌다. 주력산업별로는 지난해 정보통신기기만 수출이 근소하게 늘었을 뿐 석유화학 -21.7%, 철강 -15.0%, 가전 -15.9% 등 대부분 큰폭으로 감소했다. 산업연구원은 올 하반기에도 주력산업 수출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주력산업 수출부진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세계시장 경기부진과 후발국과의 경쟁심화가 겹쳐 있다. 수요는 부진한데 공급 과잉이 벌어지면서 시장 전체적으로 수출단가가 하락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뺀 거의 모든 업종에서 후발국과 경쟁심화가 수출부진의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산업연구원 진단이다. 철강, 정유, 섬유, 가전, 정보통신기기, 디스플레이, 음식료 등은 매우 심각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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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도약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이 애초 우위를 보인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품질·기술력에서도 국내 산업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 조선, 일반기계 등 기계분야는 중국 산업의 품질 및 기술수준이 한국의 75∼85% 수준으로 평가됐다. 철강, 석유화학, 섬유 등 소재산업은 품질이나 기술수준이 한국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이나 정보통신기기 등과 같은 소비재 전자제품도 품질이나 기술 등에서 국산의 90% 이상에 도달한 상태다.

중국이 산업 육성에 공들이고 있는 반도체는 아직 메모리 분야에선 한·중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반면 시스템반도체는 기술에서도 중국에 뒤져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중국의 맹추격 결과로 국내 주력산업은 내부적인 구조 고도화를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형편이다. 업종 내 구조 변화도 불가피하다. 산업연구원은 “주력산업에서 향후 5년 뒤에도 우리가 중국에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품목은 일부 고급 제품이나 핵심소재·부품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이런 분야는 수요가 매우 제한적이어서 기존 주력제품을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령 고부가제품으로 국내 조선업이 우위였던 액화천연가스(LNG)선 등은 중국의 추격이 생각보다 빠를 수 있고 프리미엄 가전이나 패션 의류 등은 빠른 변화에 적절하게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은 “철강, 정유, 석유화학 등 구조적으로 시장이 위축된 분야는 생산능력을 조정하고 신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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