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기재위, 여야 경제통 거침없는 입심발휘…'구조조정·추경' 공방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the300](상보)기재위 전체회의…여 "골든타임" vs 야 "졸속추경"…홍기택 후임자 물색]

머니투데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계자의 보고를 받고 있다. 2016.6.29/뉴스1 <저작권자 &#169;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거물급 경제통이 포진돼 있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29일 구조조정과 추가경정예산(추경),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굵직한 경제 현안에 대해 전방위적인 공방을 펼쳤다.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전 산업은행 회장)에 대한 논란도 제기됐다.

◇여 "골든타임" vs 야 "졸속 추경"…국회에서 맞붙은 추경

기재위는 이날 국회에서 기획재정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날 여야 의원은 추경과 구조조정 등에 대한 질의를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새누리당은 추경의 효과 증대를 위해서 신속한 처리가 중요하다며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은 추경 편성요건이 미비하다며 '졸속추경'이라고 맞불을 놨다.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은 "추경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7월 안에 추경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김광림 의원도 "과거에 보면 (추경안의) 국회 심의가 10일, 20일씩 걸렸고 지난해엔 18일 걸렸는데 정치적 논리를 배제하고 추경이 (빨리) 집행될 수 있게 해달라"며 박 의원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엄용수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가 급작스럽게 추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 같다"면서도 "공격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고 경기침체를 방어해야 한다는 점에서 추경이 빨리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대한 빨리 (추경안을) 제출하겠다"며 "국회에서 빠른 시일 내 심의해주길 이 자리에서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야권에서는 박근혜정부의 잦은 추경 편성을 지적하면서 이번 추경 결정이 요건을 충족했는지를 문제 삼았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이 발생한 경우에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 정부는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과 경기침체 등을 추경요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은 "대량실업을 추경의 요건으로 잡고 있는데, 전국적인 실업률이 아니라 경남의 실업률"이라며 "이것을 추경의 요건으로 잡는 건 옹색하다"고 말했다. 이어 "브렉시트도 당장의 추경의 요건이 될 수 없고, 경기침체는 정부 정책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이에 유 부총리는 "경남의 실업률만 가지고 따지면 추경의 요건이 되지 않는다"며 "다만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높은)청년실업률과 (적은)취업자수 증가가 영향을 같이 받게 될 것이고,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에 대한 야당의 문제제기는 계속 이어졌다. '저격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경의 준비가 덜 됐다"며 "박근혜 정부 들어 거의 해마다 추경을 하고 있는데 국민들에게 사과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브렉시트라는 명분이 생겼다고 추경으로 달려가는 건 무책임하고, 졸속"이라고 밝혔다.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경을 빨리 하자는 건)애가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학교를 어디로 보내야 하는지 싸우는 것과 같다"고도 했다.

◇김종인·유승민·추경호 '경제통'…거침없는 발언 눈길

'경제민주화 아이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기재위 첫 업무보고에서 정부의 구조조정 대책과 브렉시트 영향 분석 등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을 내놓으며 '경제전문가'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김 대표는 "정부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면서 "자본시장에 들어와 있는 영국계 자본의 이탈을 우려하는데, 영국계 자본이 우리나라에 투자해 얻을 것이 있다고 판단해 들어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금방 자금유출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브렉시트의 영향보다 정부의 구조조정 대책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포텐셜(성장 잠재력)이 같이 늘어나야 하는데 몇년 사이에 이것(포텐셜)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경제 자체를 경기 문제에 집착하기 보다 한국 경제의 체질을 어떻게 강화해 나갈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3사가 자구안을 내놨는데 이는 유가상승을 전제한 자구안"이라며 "브렉시트로 인해 유가가 기대보다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게 중요하다. 유가가 내려가는 것을 전제로 하면 조선사가 내놓은 자구안은 전제 자체가 틀려지기 때문에 구조조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브릿지론(단기차입 등을 통해 필요 자금을 일시적으로 조달하는 형태)을 줘서 생존을 연장시켜주는 것이 구조조정 전체인 것으로 보여진다"며 "산업이 중장기적으로 갈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해서 과감한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경제 체질이 강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로 규정했던 유승민 의원은 박근혜정부에 대해 "지난 3년 반이 성공했다고 보기 힘들다"며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유 의원은 "박근혜정부 임기가 1년 반, 30%가 남았다"며 "남은 임기 중 역점 정책이 무엇이냐. (정부의 정책 약속) 마무리에 1년 반이라는 긴 시간을 쓰기 보단, 다음 정권도 사용할 수 있는 정책에 집착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임기 중 집중할 정책이 구조조정이라면 지금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은 잘못된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기업 생명을 연명시켜주는 느낌이다. 지금 10조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데 제가 보기엔 땜질식 구조조정, 땜질식 추경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해 여당 의원들과 결이 다른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정부의 조선·해운 구조조정과 관련해 책임을 명확히 밝히는 차원에서 공청회와 국정조사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 부총리는 "(기업구조조정과 관련해)아직까지는 공청회나 국정조사를 반드시 거쳐야 책임 소지를 밝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조선업을 어떻게 장기적으로 볼 것인지 9월에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당내 경제통으로 기획재정부 1차관 출신인 추경호 새누리당 의원은 친정을 향한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추 의원은 다양한 정책적 제언을 쏟아냈다. 전략보고서 내용이 가장 눈에 띄었다. 추 의원은 "중장기적인 성장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내년 대선 출마자들이 교과서로 삼을 수 있는 전략보고서를 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방법까지 거론했다. "정부 주도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석학들을 모아서 1년여 정도 작업을 한다고 생각하고 중심을 잡는 전략보고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긴 호흡으로 접근하라는 것이다.

◇홍기택 AIIB 부총재 휴직 도마위

기재위에서는 서별관회의 사실을 폭로한 홍기택 전 산은 회장 거취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AIIB에서 최고위험관리자(CRO)를 맡고 있는 홍기택 부총재는 27일부터 6개월짜리 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유 부총리는 "AIIB가 휴직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그 쪽에서 정할 것"이라면서 "AIIB가 후임자를 새로 뽑기로 하면 한국에서 다시 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따.

그러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기 임의대로 이탈해서 휴직을 6개월이나 하고 심지어 (AIIB) 총재가 (후임을) 알아서 뽑을거라고 하는데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며 유 부총리를 질타했다.

구경민 정현수 정혜윤 기자 kmko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