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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밀어치고 당겨치고… 김현수가 보여준 '존재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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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정정욱 기자] ‘밀어치고 당겨치고.’

코리안 ‘타격기계’가 메이저리그에서 ‘존재의 이유’를 몸소 보여줬다. 김현수(28·볼티모어)는 ‘밀어치고 당겨치고’ 볼넷 유도까지 빈틈이 없다. 그의 별명 ‘타격기계’처럼 딱딱 맞물려 돌아가는 모습이다.

김현수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 8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 2볼넷을 기록하며, 팀의 11-7 승리에 일조했다.

무엇보다 자유자재로 밀고 당길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하며 ‘존재의 이유’를 보여준 것이 컸다. 우선 두번째 타석에서 나온 홈런은 당겨쳤다. 김현수는 팀이 2-1로 앞선 5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서 상대 선발 투수 존슨의 시속 140㎞ 투심 패스트볼을 잡아 당겨 우측 펜스를 넘기는 투런포를 때렸다. 지난달 30일 클리블랜드와의 원정경기에서 빅리그 입성 후 첫 홈런을 친 지 30일 만에 터진 시즌 2호 아치다.

다음 타석에서는 밀어서 장타를 날렸다. 6회초 1사 1, 2루 상황에서 상대 불펜 투수 카를로스와 풀 카운트 접전 끝에 133km 바깥쪽 슬라이더를 밀어쳐 좌선상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시즌 8번째 2루타이자, 11번째 멀티 히트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빠른 공을 당겨쳐 홈런, 변화구를 밀어쳐 2루타를 만들 정도로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타구 대처 능력이 높아진 것이 고무적이다. 이어 7회초와 9회초에는 연속 볼넷을 얻는 등 타석에서의 여유도 돋보였다.

시즌 초 상황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김현수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입단했지만 시범경기에서 부진이 이어지며 설 자리를 잃었다. 심지어 구단은 마이너리그행을 권했지만 계약서에 있는 권리를 활용해 우여곡절 끝에 빅리그에 잔류했다. 시즌 개막전에서 일부 홈 팬들로부터 야유까지 받는 수모를 겪더니, 벤치 신세에 고작 주전 휴식을 위한 ‘땜질카드’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조금씩 타격감을 찾아가더니 이제는 선발 라인업에 들 정도로 팀내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로 시즌 타율이 0.330에서 0.339(118타수 40안타)로 올랐고, 타점은 9개로 늘었다. 최근 선발 출전한 4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쳐 타율을 확 끌어올린 점은 김현수가 선발 체질임을 보여준다. 약점은 줄어드는 반면, 장점은 늘어나고 있는 그의 ‘존재의 이유’는 분명해졌다.

jjay@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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