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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국민 경차 스파크의 배신… 여름만 되면 ‘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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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충남 공주에 사는 서숙경 씨(45·여)는 용무를 보기 위해 주말이면 어김없이 자신의 차량인 2014년식 쉐보레 스파크를 몰고 경기도 분당까지 다녀온다. 왕복 320km 정도의 장거리 운행. 그런데 요즘 같이 강한 햇볕이 들면 차안은 금세 찜통이 돼 무척 곤혹스럽다고 한다. 에어컨을 틀어도 차량 내부가 전혀 시원해지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어서다. 서 씨는 “에어컨이 있으나 마나할 정도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며 “서비스센터에도 수차례 찾아가 봤지만 송풍구 온도가 정상이라는 대답 뿐”이라고 주장했다.

서씨 처럼 같은 연식의 쉐보레 스파크 차량에서 에어컨 성능 저하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2014년) 스파크는 총 6만500대가 팔려 쉐보레 자체 1위는 물론, 국산차 전체 판매량 6위에 오를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터라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차주들이 적지 않은 것.

실제로 해당 차량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과거 이와 관련된 사례가 수두룩했다. 특히 최근 2년간 에어컨 이용이 상대적으로 많은 6월부터 8월 사이 성능에 대한 차주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한 회원은 “지인의 이전 스파크 모델과 에어컨 성능을 비교해봤는데 내 차(2014년식)가 확실히 덜 시원하다”며 “온도 상승 요인을 하나라도 막기 위해 틴팅 작업까지 새로 한 상태”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처럼 문제의 스파크는 출시 직후부터 에어컨 성능 저하로 논란이 됐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GM 관계자는 “2015년 이후 모델에는 스파크 에어컨 컴프레셔 타입 교체와 함께 개선된 응축기를 장착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연식의 차량들에 대한 조치를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회피했다.

앞서 한국GM이 밝혔듯 이번 스파크 에어컨 성능 저하는 컴프레셔(냉매순환장치)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스파크 컴프레셔는 연식 변경을 거치면서 매번 교체돼 왔다. 2013~2014년 출고된 모델에는 기존 컴프레셔 보다 크기가 작고 성능이 떨어지는 부품이 탑재됐다. 쉐보레는 2015년 6월에서야 새롭게 ‘더 넥스트 스파크’를 출시하며 에어컨 성능 저하를 인지하고 개선품을 적용한 바 있다.

김종훈 한국자동차품질연합 대표는 “컴프레셔는 압축된 냉매를 차량 구동에서 나오는 엔진 열 등으로부터 보호해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며 “내구성이 약한 부품을 사용한다면 그만큼 저온의 냉매를 고온에서 지켜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제작사는 다수의 차주들이 공통된 불편을 겪고 있다면 정확한 조사를 통한 해결책을 내놔야 품질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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